기업주의적 도시 거버넌스가 주도하는 장소마케팅은 이러한 기업주의적 태도와 이미지가 당연한 것처럼 믿도록 한다. 대부분 도시들은 자신의 도시가 생활과 생산을 위해 매력적이고 친절하며 국제적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팸플릿, 포스터, 기타 문화적 제작물들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의 장소마케팅은 …… 부정적인 이미지를 감추거나 제거하고 새로운 이미지를 가져다주기 위해 의도된 특정한 장소적 ‘신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기업주의 도시는 이미지와 재현의 과잉으로 구성되는 ‘허상적 도시’라고 비판되기도 한다. --- p.107
이와 같이 뉴타운 사업은 저렴한 소형 단독주택이나 다가구, 다세대 주택을 멸실하고 중대형 평형의 주택을 공급하면서, 도시공간에서 주거수준이 열악한 주민(특히 세입자)들을 추방하고 중산층 이상의 주민들이 거주하는 주택을 건설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금융시장의 부실로 전이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을 보여주는 신자유주의화의 대표적 부실 사례라고 할 수 있다. --- p.240
초국적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외국 자본의 유치는 흔히 유치 국가나 도시의 경제적 활성화를 위하여 매우 긍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를 위해 도시 개발 주체(즉, 국가 및 도시정부)는 엄청난 재원을 투입하여 외국기업들이 입지할 수 있는 토지와 여타 사회기반시설들을 미리 개발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국내 기업들보다도 더 유리한 조건들을 제공하기 위해 한 국가의 ‘주권’을 포기할 정도로 규제를 철폐하고, 도시의 이미지를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각종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추진과정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대규모 부동산 개발, 엄청난 특혜를 보장하는 규제완화, 그리고 도시 선전주의적 홍보에도 불구하고 초국적기업들이나 국제금융자본들은 지구적 규모로 평균 이상의 사회공간적 초과이윤을 얻을 수 없다면 결코 투자 또는 입지를 하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외국 자본의 유치를 위한 무리한 개발 프로젝트는 오히려 도시공간의 의제적 상품화를 촉진하고 투기적 투자 붐만 일으킬 뿐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효과를 가질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하고, 지역의 자본과 자원에 우선적으로 근거한 내생적 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 p.290
도시 공공예술의 발달은 공공예술 그 자체의 목적을 위해서라기보다 흔히 도시재생 프로젝트 또는 기업주의 도시 개발의 일부로 추진된다. …… 이러한 도시개발에서 공공예술은 도시의 질을 가늠하는 ‘아우라’로서 기여하며, 도시의 방문자들(관광객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에게 도시발전의 특이성과 창의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간주된다. 또한 공공예술은 지역적, 국가적, 국제적 미디어를 통해 유통되는 도시 이미지를 제공하는 데 매우 유의한 역할을 담당한다. …… 만약 공적 공간에 입지한 조형물이나 조각품들이 단지 전문가적 공공성에 호소하면서 도시의 조작된 이미지만들기에 급급한다면 이는 결국 도시발전의 ‘심미적 가면’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 pp.339-340
도시는 신자유주의적 지구-지방화 과정이 교차하는 결절점 또는 핵심적 장소이지만, 또한 동시에 탈신자유주의를 위한 새로운 이론과 실천이 생성되는 터전 또는 근거지가 될 수 있다. 즉, 자본주의의 발달과정, 특히 신자유주의화 과정에서 도시는 명시적 또는 암묵적으로 억압적 형태의 배제와 불균등발전이 구현되는 장소이지만, 탈신자유주의는 바로 이러한 도시에서 이론적으로 주창되고 정치적으로 실천될 것이다. …… 도시에 대한 권리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이상 탈취를 당하지 않고 자신들이 만들어낸 도시공간을 스스로 통제하고 사용하며, 나아가 새로운 도시화 양식을 제도화하여 도시를 변화시키고 그 과정에서 자신도 변화시킬 권리를 의미한다.
--- pp. 382,3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