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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 파이 살인사건
eBook

블랙베리 파이 살인사건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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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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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6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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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31.18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9.5만자, 약 6.1만 단어, A4 약 122쪽?
ISBN13 9788938207173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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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쩍거리는 번개에 눈이 부실 지경인데다 쾅쾅거리는 천둥은 소리만으로도 무시무시했다. 도로의 나지막한 곳에 고인 물웅덩이를 피하기 위해 트럭을 요리조리 몰았는데도, 트럭 끄트머리가 웅덩이에 걸려 조금 미끄러지고 말았다. 그때 급격한 커브길이 나왔고 한나는 가까스로 운전대를 돌렸다.
“조심해요!”
길 한가운데 떨어져있는 커다란 나뭇가지를 발견한 리사가 소리쳤다.
“꽉 잡아!”
한나는 장애물을 발견하자마자 소리치며 있는 힘껏 브레이크를 밟았다. 나뭇가지를 피하느라 운전대를 트는 바람에 트럭은 또다시 축축한 자갈길 위로 미끄러졌고, 갓길에서 앞 범퍼가 무언가와 부딪히면서 쿵하고 소름 돋을 만큼 큰 소리가 났다.
한나는 조카들 앞에서라면 결코 내뱉지 말아야 할 욕설들을 중얼거렸다.
“미안, 리사. 괜찮아?”
“괜찮아요. 빨리 달리지도 않았잖아요. 방금 중얼거린 것도 걱정 말아요. 저도 같은 심정이니까요. 그나저나 아까 그 나뭇가지에 부딪힌 거예요?”
“그건 아닌 것 같아. 나뭇가지는 확실히 피했거든. 다른 거랑 부딪혔어.”
한나는 앞 유리창에 낀 김을 닦았고, 리사 역시 마찬가지로 김을 닦았다. 그런 뒤 두 사람은 비가 세차게 내리치는 밖을 살폈다.
“뭐가 보여?”
“잘 안 보이는데, 저기 밝은 색깔의 뭔가가 있는 것 같아요. 근데…….”
번쩍이는 번개에 리사는 하던 말을 멈추었다가 이내 흐느끼듯 말했다.
“어머, 한나! 사, 사람 같아요!”
일심동체가 된 듯, 두 사람은 얼른 차 문을 열고 빗속으로 뛰어내렸다. 한나는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듯 뺨 위로 세차게 내리치는 빗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얼마간을 멍하니 서 있었는지 두 사람이 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위치에 또다시 번개가 내리쳤다. 한나는 미동도 없이 자갈길에 쓰러져있는 형체에 집중하려 애썼다.
“정확히 뭔지…… 어머, 세상에!”
트럭 앞으로 달려간 리사는 심하게 떨고 있었다.
“남자에요, 한나! 이 남자…… 죽은 것 같아요!”
공황에 빠진 리사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한나는 어떻게든 침착하려 애썼다. 남자 옆에 차분하게 무릎을 꿇고 차갑게 젖은 손가락으로 맥을 짚어보았다. 잠시 생명의 기운이 느껴지는 듯했지만, 이내 남자의 목이 비정상적인 각도로 꺾인 것을 확인한 순간 희망은 순식간에 달아나버리고 말았다.
“이 남자 정말……?”
리사가 또다시 물었다.
“죽었어.”
한나가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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