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나와 함께였던 그날의 엄마는, 오늘, 그곳에 남으셨다. 나를 혼자 돌려 보내셨다.
--- p.16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고 돌아가신 엄마를 만나고 오는 길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일상적이다. 살아남는 일은, 살아가는 무정함을 딛고 서는 것인가 보다.
--- p.18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느 계절을 지난 후부터는 본 기억이 없다. 꿀벌이 사라지는 것을 지구 종말의 전조라고 하며 모두들 심각한 표정으로 서로를 마주 보고 있는 동안, 제비는 어디론가 떠나버렸다. 그(그녀)가 이 도시를 포기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다.
--- p.28
누군가의 자식이었던 나는, 이제 누군가의 아버지가 되어 있다. 그리고 늘어가는 흰머리를 보며, 내 아버지가 그러셨던 것처럼, 나의 자식이 언젠가는 겪어야 하는 아버지의 부재를 걱정하고 있다.
--- p.30
엄마와 아빠가, 큰 형아와 작은 형아와 누나가 잠에 빠져 있는 시간에, 겨울 냄새가 창틈으로 스며드는 거실에서, 몸에 비해 큰 잠옷을 입고서 창밖에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말없이 서 있던 일곱 살의 나를, 그 겨울을 내게 되돌려 주고 있었다.
--- p.45
오늘 내게 들었던 그 ‘묘한’ 기대감의 어딘가에는 어쩌면 색다른 질문을 기다리는 나의 바람이 숨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 p.71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래도 어떤 식으로든, 그 응시생의 삶이 음악과 연결된 어떤 것이길, 그래서 행복할 수 있길 바라고 응원한다. 진심으로.
--- p.93
조금 과해도, 조금 실수해도 괜찮습니다. 에너지 넘치는 젊음들의 하루, 오늘도 파이팅입니다!
--- p.109
나는 생각했다. ‘아, 음악 듣고 싶다.’ 나는 그 자리에 앉은 채로 휴대폰의 메모장을 열었다. 그리고 곡목들을 적어 내려갔다. 나의 80년대를 다시 데려왔다.
--- p.120
물론, 그와 같은 ‘잔인한’ 상황에서가 아니면, 괜찮은 시간대에,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노래를 부를 기회를 얻기 힘든 것이 오늘의 가수들이고, 나도 그들 중에 하나라는 사실이 서글프긴 하지만.
--- p.129
“당신과 나는, 당신들과 나는 다릅니다. 하지만 그 다름이야말로 우리로 하여금 하모니를 이루게 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 p.142
세상에, 인간의 차원에, 절대적인 절대는 극히 드물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p.173
언젠가, 어떤 식으로든, 조용필 선배님의 음악적 행보의 어느 작은 한 부분에라도 함께할 수 있을 날을 꿈꿉니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음악을 하는 음악인’의 모습을 놓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p.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