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사람에게 일 하나 더 시키라"
--- 삼일교회 전병욱 목사
이번 주에는 조금 가벼운 실용서를 다루려고 한다. 몇주 전에 LA에 집회를 가면서, 인천 공항 서점에서 우연히 접한 책이다. 일단 비행기에서 읽을 책이기에 너무 무겁지 않은 책이 좋을 듯하여 가벼운 책 위주로 몇 권을 샀다. 그 중 가장 큰 도움을 받은 책이 바로 『CEO의 다이어리엔 뭔가 비밀이 있다』라는 책이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느리게 사는 길" "느림의 미학" 등을 외친다. 이것도 상당히 의미가 있는 외침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와 같이 매일 매일 콘베이어벨트에서 일들이 쏟아지듯이 끊임없이 일을 해야 할 사람에게는 현실적이지 못하다. 오히려 니시무라 아키라의 제언과 같이 일정시간에 많은 일을 효과적으로 하는 길을 찾는 것이 자기 외에는 일을 감당할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는 더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보면서 놀란 것은 저자와 내가 거의 비슷한 바쁜 인생을 사는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니시무라는 한해에 300회 이상 강연을 하고, 10개 이상의 잡지에 글을 연재하며, 매년 10권 정도의 단행본을 펴내는 사람이다. 어떻게 이 많은 일을 혼자서 할 수 있을까, 하고 물을 수 있다. 그러나 나도 거의 비슷한 인생을 살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니시무라를 보면서, 마침 나의 이야기를 하는 듯한 느낌, 또 내가 강조하는 가치와 상당히 유사한 주장을 한다고 느끼게 되었다.
예를 들면, 새벽 3시에 깨는 일이라든지, 전자 수첩이나 PDA를 사용하지 않고 종이수첩을 사용하는 점, 한가한 사람이 아니라 바쁜 사람에게 일 하나를 더 시키라는 철학 등이 너무 유사했다. 아마도 한정된 시간 안에 많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거의 같은 패턴의 인생을 살아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할 수 없이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을 해야 할 사람들에게 유용한 책이다. 그 지혜를 나누면, 훨씬 인생을 수월하고 효과적으로 살게 될 것이다.
이 책의 강조점을 한 두가지 살펴보자.
1. 새벽에 일찍 일어나라.
저자는 새벽 3시에 기상한다. 왜? 하루가 24시간이라고 하지만, 24시간 전부가 같은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다. 분명 새벽의 시간과 밤의 시간은 가치가 다르다. 새벽은 대개 분 단위의 의식을 가지고 시간을 접한다. 출근시간이 1분 남았다. 5분 내로 팩스를 보내야 한다는 식의 접근을 한다. 반면에 밤시간은 시간단위로 지나간다. 아무 생각없이 텔레비전 앞에서 2시간을 보내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므로 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밤 시간을 줄이고, 새벽 시간은 늘리는 길 밖에 없다. 무조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라. 그러면 지금보다 몇 배는 효과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될 것이다. 나도 새벽 3시에 기상한다. 그래서 기도와 독서로 낮 12시까지를 보낸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한다. 항상 운동하고, 항상 강의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설교는 언제 준비하느냐고 묻는다. 그때마다 나는 씩 웃으면서, "그대들이 잠자고 있을 때!" 라고 독백한다. 새벽을 깨우면, 인생을 깨울 수 있다.
2. 스테이션 브레이크(station break)
이 말은 방송용어이다. 대개의 프로그램은 1시간 짜리가 아니다. 방송국마다 1시간을 55분 프로그램과 5분 프로그램으로 조합을 해서 편성한다. 한국에도 57분 교통 정보 등이 이런 예이다. 왜 그런가? 1시간을 한 덩어리로 다루는 것보다 55분과 5분으로 나누는 것이 스폰서 유치에도 유리하고, 사람들의 인지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도 통상 일을 할 때, 이렇게 큰 덩치의 일과 작은 단위의 일을 조합해서 하면 지루함 없이 많이 일할 수 있다. 나의 예를 든다면, 설교 준비하는데 50분을 투자하고, 10분은 엽서를 쓰거나, 이메일 체크를 하거나 전화를 건다. 또 50분 일을 하고, 결재해야 할 것들을 결재한다. 이런 식으로 일을 하면, 지루함도 없고, 자투리 시간에 엄청나게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대개 지금같은 서평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쓰곤 한다. 15분이면 대개 한가지의 일을 한다. 자투리 일의 목록을 10여개씩 가지고 다니면서, 틈틈히 처리할 수 있다.
이 책은 책상에서 쓰여진 글이 아니다. 실제로 몸으로 뛰면서 체득한 지혜의 산물이다. 모든 내용이 따라야 할 절대절명의 진리는 아니라 할지라도 낭비하지 않는 인생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은 한 번 읽게 되면 결코 후회하지는 않을 책이다. 또한 읽을 때, 웃음을 짓게 만드는 솔솔한 재미도 가미된 책이다. 한 해를 정리하면서 자투리 시간에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읽을 정도의 가치는 충분히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