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우리가 자주 듣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트라우마는 어떤 관계인가? 트라우마와
트라우마가 아닌 것을 어떻게 구별해야 할까?
이 장에서는 정신의학이나 심리학에서 트라우마가 현재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 소개하고 이에 관련된 물음에 답해간다. 또한 트라우마 경험이나 트라우마 반응이란 어떤 것인지, 그 핵심이라 할 수 있는 PTSD 증상과 진단기준은 무엇인지 알아보겠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왜 트라우마에 대해 생각해야만 하는지, 그 의의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p.22
2장에서는 트라우마를 끌어안은 채 삶을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다. 시간이 지날수록 트라우마가 잠재화하고 사회에서 보이지 않게 되어가는 것을 ‘환상섬(고리 모양의 섬)’이라는 모델을 소개하면서 살펴보겠다.
이 모델에서는 주위사람들에게 망각이나 부인 등의 행위가 일어나고 당사자에게는 고립감을 심어준다. 당사자는 몸과 마음의 다양한 증상으로 고통을 당하지만, 대부분의 트라우마는 비밀에 부쳐지거나 말할 수 없게 되고 인간관계 속에서 갈등을 일으키면서도 일상 속에서
조용히 묻혀 가는 것이다.
아동 학대처럼 트라우마를 갖기 전의 인생이 없는 경우도 있고, 지금까지도 장기적인 피해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발달이나 성장을 저해하는 소아기의 트라우마나
애착 문제, 학대가 가져다주는 몸과 마음에 대한 영향, 의존증이나 자해문제, 수치심과 죄의식 등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p.62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이 희망을 갖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주위 사람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런 사람 곁에 있으면서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그다지 간단한 일이 아니다.
3장에서는 옆에 있어주는 사람은 어떠한 영향을 받는지, 트라우마를 안은 당사자와의 관계에 어떠한 변화와 갈등이 일어나는지, 당사자에게는 어떠한 지원이나 돌봄이 요구되는지에 대해 순서대로 알아보겠다.
의료현장 문제와 자조적 치료 공동체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그리고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당사자의 말을 어디까지 들어줘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자.--- p.102
트라우마를 생각하면서 젠더나 섹슈얼리티라는 관점을 빼놓을 수는 없다. 이 장에서는 먼저 여성이 피해를 입는 일이 많은 가정폭력이라는 성폭력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DV에 대해서는 공/사의 구분을 공적 영역, 친밀한 영역, 개인적 영역이라는 삼분법으로 파악해 보겠다.
데이트 폭력(교제하는 상대로부터 당하는 폭력)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성폭력에 대해서는 그 트라우마의 무거움과 복잡함, 실태와 사회 이미지와의 차이점에 대해 생각해 본다. 남성의 성 피해에 대해서도 다루어 보겠다.
또한 젠더와 트라우마가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트라우마 반응의 성별 차이 연구를 소개하면서 살펴본다. ‘남자라면’이래야 한다,‘여자라면’저래야 한다는 젠더 규범이 트라우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젠더의 가소성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p.138
5장에서는 트라우마를 사회나 글로벌 관점으로 넓혀 생각해 보겠다.
트라우마는 개인의 정신심리\병리로 받아들이기 쉽지만, 말할 것도 없이 전쟁, 범죄, 사건 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먼저 차별이나 억압에 노출되기 쉬운 마이너리티 트라우마에 대해 정리한다.
다음으로, 트라우마라고 하면 피해를 먼저 생각하지만 자신들이 가해자가 될 가능성과 가해 정당화의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고자 한다. 그리고 글로벌 사회에 있어서의 트라우마와 문화 문제, 일본사회의 역사 속에서 트라우마라는 횡단면이 무엇을 가시화시키는지를 오키나와 등의 예를 통해 살펴보겠다. 트라우마를 집단 수준에서 생각할 때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정리한다.--- p.192
6장에서는‘트라우마 경작하기’라는 주제를 생각해 보겠다. 트라우마를 사회로부터 사라지게 할 수는 없으며, 일단 생긴 트라우마를 잊어버릴 수도 없다.
트라우마를 안고 있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지만 그래도 사람은 살아간다. 타인과의 관계를 조금씩 회복하면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는다면 살아가는 의미를 조금씩 느끼면서 일상을 이어갈 수 있다. 그리고 거기서 얻는 지혜와 상상력, 창조력도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오히려 트라우마의 존재를 분명하게 인정하고 그 길을 헤쳐온 사람들로부터 배움으로써 트라우마에 의해 생긴 문화를 존중하고 맛보는 방향성을 생각해 보고 싶다.
--- p.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