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퐁스 알레(Alphonse Allais) 19세기말 유럽에서 발흥한 벨 에포크(Belle Epoque, 아름다운 시대) 문화를 대표하는 프랑스의 작가이자 시인이다. 1854년 항구도시 옹플뢰르에서 태어났고, 문예지 『검은 고양이』에 관여하면서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기지와 유머, 풍자와 넌센스적 환상을 담은 『배꼽 빠지게』를 시작으로 『이 더하기 이는 오』, 『우리는 소가 아니다』 등 빼어난 작품집을 남겼다. '엄숙주의를 비판한 당대의 악동'으로 웃음과 풍자 정신이 가득한 신조어를 만들어 즐겨 사용했고, 전복적 상상력과 중의법적 말장난의 선구자답게 동음이구의 시를 창안해서 쓰기도 했다. 라블레와 볼테르의 계보를 잇는 작가로 평가되고 있는 그의 형식 파괴적인 작품들은 이후 장 콕토, 샤사 기트리, 자크 프레베르 등 다다이즘 작가와 시인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창작활동 외에 엉뚱한 상상력을 동원해 각종 발명품을 창안해냈고, 또 말레비치보다 먼저 모노크롬화를 그리는 등 여러 방면에서 재기 넘치는 실험적인 활동을 펼쳤다. 죽는 날까지 재담과 웃음을 잃지 않은 낙천적인 사고로 당대의 독자들에게 '프랑스 최초의 유머작가', '프랑스 풍자문학의 아버지'라 불리고 있다.
옮긴이 : 송경원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센터바바라 불문과 대학원과 뉴욕대 영화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영화 및 번역 관련 일을 하며 세계 90여 나라를 여행하며 다양한 탐사를 해왔다. 옮긴 책으로 『시튼의 숲』 등이 있다.
순종 아프리카 얼룩말을 줄리어스 카이사르가 노르망디 지역으로 옮겨왔다고 우기는 악동 사펙, 군대를 없애겠다는 새로운 개혁안을 내놓는 국방부장관 후보, 꽃으로 글씨를 만들어 속물 남작을 골탕먹이는 파브리스 신부, 500년 후의 고고학자들을 골탕먹이려는 무덤을 계획한 사촌형 리구리야르, 그림 속 바닷물이 그림 밖으로 넘쳐흘러 침대에서 익사하고 마는 화가의 애인, 부정한 아내와 정부의 몸을 절단하여 붙여버리는 의사 등등 작품 속 매 대목마다 항상 짓궂은 농담과 장난 섞인 웃음을 즐기는 알레의 등장인물들은 당시의 사회상과 인간상을 풍자하면서 라블레와 볼테르로 대표되는 유쾌한 악동의 계보를 잇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