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며칠 동안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보다 정확하게는 1년 전부터 심리 상태가 또다시 불안정해지면서 그전까지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해오던 식습관이 서서히 그리고 어느 순간 급격히 무너지고 있었다. 일단 입에 잘 대지 않았던 믹스 커피를 꼬박꼬박 식후에 타마시기 시작했다. (...) 내가 생각해도 문제가 있었다. 그때까지 잘 작동하던 제어 장치가 고장 난 듯 먹는 것에 정신없이 휘둘렸고, 미친 듯이 단 것을 즐겼다. 잘 유지되던 몸매도 점점 흐트러졌고, 심지어 허리에 군살이 붙고 똥배도 다시 나오고 있었다.

- [D-1] “알지만 질질 끌었던 설탕 탐닉, 이젠 끊자.” -

하루 금식을 빼면 사실상 첫 날인데 특이한 현상이 있었다. 시력이 또렷해진 것 같았다. 평소 눈이 침침하고 끈적끈적한 느낌, 깨끗하지 않은 느낌이 항상 있었다. 몇 년 전 라섹 수술을 해서 안경 없이 잘 보이기는 하지만 어딘가 눈에 이물질이 끼어 침침한, 그런 느낌이 있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없어진 것이다. 마치 먼지 낀 필터를 청소한 뒤 깨끗한 필터로 보는 듯 한 느낌이었다.

- [2일차] “시력이 또렷해지다” -

이번에 단백질 식이를 시작한 뒤 시간이 가면 갈수록 기존에 상식으로 여겼던 정보와 지식들은 힘을 잃어간다. ‘객관적’이라며 쏟아내는 지식의 홍수 속에서 진정 단순하고 진짜인 것의 가치를 알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진짜 속에서 누리는 자유를 경험하고 있다.

- [23일차] "한 끼만 먹어도 든든" -

재밌는 현상인데 이제는 단백질이나 지방류를 섭취하면 자존감이 올라가고, 반대로 단 것이나 탄수화물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자존감이 하락하는 기분을 느낀다. 그래서 나 자신에 대한 좋은 기분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기꺼이 단백질 지방 위주의 식이를 하게 된다.

식이가 가져다 준 것은 몸의 건강 뿐 만 아니라 마음의 건강, 정신의 건강이었다. 건강하고 질 높은 삶, 이것이 바로 저탄수화물 고지방 단백질 식이가 준 선물이라고 말하고 싶다.

- 마무리하며, 삶의 질을 업그레이드 해 준 단백질 지방 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