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생으로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재학 중이다. 역사적 사실과 허구에 대하여 독특한 해석력과 탄탄하고 간결한 문체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젊은 ‘스토리텔러’다. 이미 역사소설 [하륜] 2권, [대군으로 산다는 것] 5권을 출간하였으며, 앞으로 ‘무령왕’ 등 백제 왕계를 잇는 역사소설 집필 작업을 계속할 생각이다.
- 모대는 불, 사마는 물. 사마는 저도 모르게 온몸에 힘이 들어갔다. - 뭐라고 …… 피범벅이 된 진로의 얼굴이 사마를 바라보며 웃었다. - 모대는 불, 사마는 물 …… 넋이 나간 사람처럼 진로는 모대는 불, 사마는 물 …… 끝없이 중얼거렸다. 사마는 주춤거리는 뒷걸음질로 그의 앞을 황급히 떠났다. 혼자 남아서도 진로는 소리 내기를 멈추지 않았다. 모대는 불, 사마는 물 ……
왜의 왕부에서 모대 공자로 불리던 시절이다. 모대는 백가의 집에 놀러갔다. 그 댁 하녀로부터 음료를 대접받았다. 모대는 잔을 든다. 잔을 들면 넘칠 정도로 가득 담은 음료에 모대는 곤란한 웃음을 짓는다. 모대는 잔에 입을 대 음료를 맛본다. 단맛이다. 그에게 음료를 건넨 하녀가 눈에 들었던 참이다. 모대는 어두운 쪽에 숨어서 자신을 바라보는 하녀를 향해 눈을 찡긋한다. 눈짓에 반응하여 하녀는 어깨를 움츠리고 고개를 숙인 채 부끄럽게 웃는다. 모대는 귀여워서 덩달아 웃는다. 어느 날 빨래를 이고 가던 그녀와 모대가 맞닥뜨렸다. 사춘기의 소년은 절제가 부족하다. 곧장 달려가 서투르게 입을 맞춘다. 저질러놓고 뒤늦은 죄책감에 모대는 사과한다. 미안해, 네가 궁금했어. 그 말에 그녀는 운다. 그러면서 뜻밖의, 기쁜 대답을 준다. 저도 공자가 궁금했습니다 …… 모대는 웃으며 묻는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그녀 대답한다. 이요, 이요입니다 …… 모대는 입을 헤벌리고 그 말을 따라 한다. - 이요, 이요 …… 예쁜 이름이다. 피에 젖은 입술이 떨리다가 멎었다. 모대가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