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외어대학 중국어과 졸업. 부모님도 중국과의 무역과 관계된 일을 했던 듯하다. 또한 그 자신도 중국에서의 상업 경험이 있는 듯하다는 사실을 중국에서의 상업관습과 관계된 저작으로 엿볼 수 있다. 그리고 1927년에 출간된 『신 중국어회화 첩경』의 서문에는 그가 대륙에서 ‘일화제분주식회사’를 설립했다는 내용이 기술되어 있다.
역자 : 박현석
국문학을 전공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유학 및 직장 생활을 하다 지금은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우리나라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서 출판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일어회화+가이드북 단숨에 휘어잡기』가 있으며, 역서로는 『세계 3대 명탐정 단편 걸작선』, 『판도라의 상자』, 『다자이 오사무 자서전』, 『갱부』, 『태풍』, 『몇 번인가의 최후』, 『붉은 흙에 싹트는 것』, 『사형수와 그 재판장』 외 다수가 있다
“그럼, 안득해. 잘 부탁드립니다.” 그날 서태후는 김준생을 불러 공연을 관람했는데 그것이 끝나고 난 뒤, 안득해에게 무엇인가를 소곤소곤 속삭였다. “네, 그 일이라면 이미 제 마음속에 있었습니다. 틀림없이 뜻에 맞게 처리하겠습니다.” 총애를 빼앗기기보다 총애를 잃을까 두려워하고 있는 안득해, 무슨 일이든 서태후의 말대로 움직였으며 때로는 터무니없다 싶을 정도의 일까지 도맡아 처리했다. “궁녀로 변장을 시켜 폐하의 방까지 제가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내감님이 하시는 일이니 빈틈이야 있을 리 없을 테지만, 아무도 모르게 해주셨으면 합니다.” “네.” 대답을 한 안득해,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 곁을 떠나는 서태후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가벼운 질투 같은 것을 느꼈다. ‘이번에는 김준생이 총애를 받으려나. 태후 폐하는 아직 젊으셔서 우리 같은 환관으로는 만족을 못하시는 모양이로군.’ 이런 생각을 하며 커다란 소리로 코를 한 번 울렸다. 그날 저녁, 내감 안득해의 안내를 받아 아름다운 궁녀가 하나 서태후의 방으로 들어갔다. 해는 거의 기울어 있었다. 밝은 등불 아래, 반짝반짝 빛나는 장식을 한 거처의 침상 위, 무릎 위에 붉은 비단을 덮고 나란히 앉아 있는 것은 서태후와 예인 김준생이었다. 하얀 얼굴, 눈가를 살짝 물들인 김준생은 아까부터 주눅이 든 듯 차분하지 못한 태도. 서태후의 물음에도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두려워할 것 없다. 여기는 너와 나만의 세계, 다른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무대에서 하는 것처럼 마음껏 행동해도 된다.” “네. 너무나도 황송해서…….” 김준생은 한층 더 몸이 굳었다. “아직도 그렇게 공손한 말을……. 너도 배우 아니냐. 전부 잘 알고 있을 텐데.” 그때 방문이 깨져라 세차게 두드리며 안득해의 목소리, “큰일 났사옵니다. 동태후 폐하께서 이쪽으로 오시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