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에 접어들면서 중부유럽의 약소민족들은 그들 민족의 정체성을 쉽게 상실하곤 했는데 그것은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던 독일 민족과 러시아 민족이 그들과 국경을 접하고 있던 약소민족들에 대한 간섭 및 침략을 지속적으로 자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체코 민족은 다른 약소민족들과는 달리 그들 민족의 정체성을 견지할 수 있었다. 점차적으로 필자는 체코 민족의 이러한 특수성이 무엇에서 비롯되었는가를 고찰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이들 역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렇게 시작된 필자의 관심은 벌써 20년이나 되었고 그동안 연구한 자료들을 토대로 체코 민족의 역사를 중요한 사안별로 정리할 경우 동유럽사연구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이후부터 필자는 체코 역사에서 다루어야 할 것들을 숙고하게 되었고 거기서 역사의 태동, 대모라비아 제국, 볼레슬라프 1세, 오타카르 2세, 카렐 4세, 체코 중세 사회와 고딕 문화, 후스의 종교개혁, 후스주의 혁명, 제2차 프라하 성 창문 밖 투척 사건, 발트슈테이나, 계몽적 절대왕정 체제, 부르셴샤프트 토이토니아의 결성과 활동, 마티체 체스카의 결성 및 목표, 구오스트리아주의와 오스트리아적 대독일주의, 친오스트리아슬라브주의, 프랑크푸르트 예비의회로 보내는 팔라츠키의 거절 편지, 프라하 슬라브 민족회의, 빈 제국의회, 크렘지어 제국의회, 10월칙령과 2월헌법, 『오스트리아 제국의 국가 이상』, 소슬라브 민족회의, 체코 정치가들의 탈오스트리아 행보, 체코 정치가들의 소극정치와 능동정치, 마사리크의 민족자결론, 1948년 2월의 프라하 정변,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 그리고 벨벳혁명을 다루기로 했다.
---「책머리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