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는 집 짓는 법을 배웠고, 엄마가 돼서는 동화책 읽는 재미에 푹 빠져 글을 짓는 법을 배우고 있다. 근사한 할머니가 되기 위한 절대 에너지는 동화책 속에 꼭꼭 숨어 있다고 믿으며, 지금도 열심히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다. 《으랏차차 뚱보클럽》으로 19회 황금도깨비상을 받았고, 지은 책으로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가 있다.
그림 : 현숙희
상명대학교에서 만화를 전공하고, 꼭두 일러스트 교육원에서 그림책을 공부했다.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고, 그림책에 매력을 느껴 지금은 어린이책 그림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 엄마는 무릎팍 도사》 《엄마는 해고야!》 《서진이의 양보》 등의 책에 그림을 그렸다.
드디어 지니 차례가 돌아왔다. 빽빽한 영어 지문을 보는 순간 갑자기 눈앞이 아득해지고 속이 울렁거리면서 ‘저주의 딸꾹질’이 시작되었다. 지니는 어릴 때부터 놀라거나 화가 나면 딸꾹질을 했다. 문제는 한 번 시작된 딸꾹질은 웬만해서는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오지니 학생, 빨리 시작하세요.” 헛기침도 해 보고 숨도 참아 보고 침도 삼키면서 어떻게든 멈춰 보려고 애써 봤지만 딸꾹질은 멈출 기미가 없었다. 결국 지니는 딸꾹질을 하면서 더듬더듬 자막을 읽기 시작했다. “디스, 끅, 자이안트 끅, 토르토이스 리브즈, 끅…….” 한 문장을 다 읽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웃음 폭탄이 터졌다. “쟤, 지금 영어로 말하는 것 맞지? 발음 진짜 웃긴다.” “생긴 것은 완전 미국 사람처럼 생겨서 발음은 왜 저렇게 촌스러워?” --- p.13-14
“사람을 좋아하는 데는 이유가 없는 거야. 좋으면 그냥 좋아하면 돼.” 마음속을 훤히 꿰뚫어 보고 있는 것 같은 할머니 말에 지니는 화들짝 놀랐다. “할머니, 어떻게 알았어?” “쓰라는 영어 단어는 안 쓰고, 하루 종일 공책에 하트만 그리고 있는데 그걸 왜 몰라? 좋아한다고 말은 해 봤어?” 지니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사람 좋아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 그냥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면 그게 정답이야.”
반 대표로 같은 반 미나와 영어 골든 벨에 나가게 된 지니! 뒤늦게 그 사실을 알고 영어를 못한다고 해 보지만 소용이 없다. 파란 눈에 노랑머리인 지니는 누가 보아도 영어를 잘할 것처럼 보인다. 결국 영어 골든 벨에 나가 엉성한 발음으로 영어 지문을 읽다가 탈락하고 아이들의 웃음거리가 된다. 그런 지니에게 또 하나의 고민은 6학년 기범이를 짝사랑하고 있다는 것……. 결국 지니는 영어 학원비를 기범이가 다니는 기타 학원 등록비로 쓰고, 궁여지책으로 할머니에게 영어를 배운다. 그런데 대충 가르칠 줄 알았던 할머니는 지니에게 시도때도 없이 영어 단어를 묻고 결국 지니는 영어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 그리고 지니는 기범이 때문에 시작한 기타에 점점 흥미를 느끼고 엄마에게 기타를 배워도 좋다는 허락을 받는 데 성공한다. 또 엄친아인 줄 알았던 같은 반 친구 미나의 엄마가 아랍 인임을 알게 되고 둘은 서로에게 같은 고민이 있음을 알고 마음을 터놓는 사이가 된다. 또 할머니의 조언대로 지니는 기범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데도 성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