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절한 사생활 때문에 종합병원에서 퇴출당한 정신과의사 이지훈은 삼십대 미혼녀 타미를 카페 ‘빈터’에서 우연히 만나 섹스를 나눈다. 화랑 주인 타미는 가죽옷을 즐겨 입는 섹슈얼한 취향을 가진 여자로, 일상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점에서 지훈과 유사한 면이 많다. 지훈은 정신과 진료에 한방의학을 접목시키는 데 관심이 많고, 부부관계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에게 프로이트 스타일의 상담보다는 ‘이혼’을 권유하고 싶어 하는 권태로운 의사다. 그는 열애 끝에 헤어진 연인을 가끔 돌이켜보곤 하지만, 그에 대한 상처 때문에 도도하고 자신만만한 여성과는 섹스 이상의 감정교류를 두려워한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길, 지훈은 쓰러질 듯한 여인 난아를 도와주고, 갈 곳 없는 그녀를 호텔에 투숙시킨다. 본명이 민자인 그녀는 수줍은 듯 순박한 성격이라 고고한 타미와 대비된다. 요구하는 대로 섹스를 해주면서도 거만하게 굴지 않는 민자의 고분고분함에 끌린 지훈은 자신의 병원에서 시행하고 싶어 했던 ‘대리배우자’ 요법을 민자가 해줄 수 있으리라 확신하고 이에 동참할 것을 권유한다. 섹스 클리닉으로 알려진 그의 병원을 찾아오는 성기능 장애 남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성기능을 회복시켜 주는 일을 하자는 것이었다. 대리치료 요법으로 ‘동업관계’에 놓이게 된 지훈과 민자. 그는 치료실로 쓰기 위해 오 피스텔을 개조한 후 민자에게도 ‘성형수술’로 외모를 개조할 것을 제안하고 그녀 역시 흔쾌히 따른다. 지훈은 자신에게 잘 보이려 섹스나 성형수술도 마다하지 않는 그녀를 보며 점점 그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