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구조는 간단하다. 총 81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나'와 `당신'의 두 화자가 함께 있다. `나'는 작가 자신이라 볼 수 있으며 `당신'은 작가의 분신, 상상 속의 `나'이다. 작가인 `나'는 사상적으로 불온하고 미학적으로 퇴폐적이라는 이유로 비난의 대상이 되어 왔고, 심지어는 당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요시찰 인물이 되었으며, 출판사와 잡지사에서는 `나'의 작품 발표를 거절하고 있다. `나'는 여행을 가기 전 폐암을 선고 받았는데, 오진이었음이 밝혀져 새로운 삶을 얻는 경험을 했다. “삶다운 삶을 산 적이 없다고, 만약 기적이 일어나 내게 또 하나의 삶이 주어진다면 분명 삶의 방식을 바꾸리라 생각”한 `나'에게 진짜 기적이 일어났고, 그래서 `나'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하려고 여행을 떠난다. “나는 양쯔강을 따라 거닐며 진리를 찾고 있다.”
`당신'은 영산으로 가는 길을 찾고 있다.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길동무에게 “모든 게 원시상태 그대로”인 영혼의 산, 영산 이야기를 듣는다. `당신'은 우이진에서 만난 `그녀'와 만나 `그녀'와 함께 영산을 찾아 길을 떠나고 사랑을 나눈다. `당신'은 `그녀'와 동행하며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다가 `당신'은 `그녀'와 헤어지고 빙산에 다다른다. `당신'은 빙산에서 “아무것도 가리키지 않고 아무 의미도 없는 그림자들로 이루어진 모호한 이미지들로 가득한 이 얼음의 세계 같은 상태, 즉 완전한 고독”, 영산을 발견한다. 문학평론가 성민엽에 따르면 영산은 환상 속에서 존재하는 “시원(始原)의 상징”이다. 따라서 영산은 저쪽 강 어디메즈음에 있을 수도 있고, 내 발 밑에 있을 수도 있는 그런 산이다.
『영혼의 산』은 72장에 언급되는 것처럼 도입부가 있고, 이어 전개가, 끝으로 클라이맥스와 결말이 있는 그런 소설이 아니다. 인물 묘사가 없으며 완결된 이야기가 있지도 않다. “기행문들을 모으고, 이야기 조각들과 붓 가는 대로 쓴 메모들을 짜집기하고, 감상문과 수필과 이론과 시론”이 뒤섞여 있으며, “민요나 연가들, 게다가 신화 같지도 않은 귀신 이야기들”을 한데 모았다. 뿌리찾기파니 모더니즘이니 아방가르드니 하는 `표딱지'에 작가는 관심이 없다. 그는 “단지 외로움을 달래고 즐거움을 얻기 위해 소설을 쓸 뿐이다.” “이런 종류의 책을 써서 생활비를 벌겠다는 기대는 가지지 않는다.” 오히려 책을 쓰는 것은 그에게 하나의 사치이다.
실제로 작가 가오싱젠은 폐암 선고를 받고 오진으로 판정 받은 적이 있다. 그후 중국 정부의 감시를 피해 베이징을 떠나 1983년과 1984년에 걸쳐 양쯔강 유역을 여행하며 소설을 구상하기 시작했으며 1989년 9월 파리에서 소설을 탈고했다. 소수 민족의 무속과 풍습, 민요와 전설, 근대화, 교조적 사회주의에 대한 환멸, 이 모든 것을 지켜보는 자유와 진리를 찾는 한 영혼. 노벨문학상 덕분에 이렇게 주목을 받고 있는 소설 『영혼의 산』에는 중국의 현대가 담겨 있다. 시원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인간의 마음은 시공간을 초월하기에, 어느덧 독자는 그와 함께 영산을 찾아 발걸음을 맞추어가며 길을 떠나게 된다.
중국 관련한 이론과 문학이 점차 부지런히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영혼의 산』은 2000년에 출간됐던 위화의 『내게는 이름이 없다』와는 또 다른 현재 중국의 모습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