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권서각(權鼠角)은 1951년 경북 순흥에서 출생했다. 본명은 권석창. 안동교육대학과 대구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문학박사. 197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벌판에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눈물 반응』『쥐뿔의 노래』 등이 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경북지회장을 맡고 있다.
권서각 선생의 글을 읽다가 너무 재미있어 웃음소리가 창을 넘어 아랫집 웃집에까지 들리도록 크게 웃을 때가 많았다. 글은 모름지기 이렇게 읽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재미만 있는 게 아니라 웃음 뒤에 남는 게 있다. “그르이 우에니껴?”와 같이 말끝을 흐리는 어법, 무뚝뚝하고 불친절해 보이는 말속에 함축되어 있는 경상북도 북부지역 사람들의 질박한 정서, 풋굿을 하며 살아가는 이웃들에 대한 따뜻한 긍정, 과묵함과 촌철살인이 공존하는 말과 태도에 대한 폭넓은 애정이 찐득찐득하게 묻어 있다. ‘맞다, 이런 서사가 바로 사람 사는 모습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가 하면 김봉두 선생의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돌출행동과 저돌성은 읽는 이들의 속을 후련하게 한다. 가식과 허위와 출세주의를 향한 그의 공격적 행동에 공감하게 되는 것은 그가 진실하고 올곧은 사람이란 걸 알기 때문이다. 단순하고, 무지막지해 보이고, 꼴통 소리를 듣는 이들의 내면에 자리한 진정성 그게 인간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들은 현실에선 비주류로 분류되겠지만, 그들의 생각이야말로 ‘주류 가치’가 되어야 한다는 걸 독자들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변방에서 변방의 삶을 꿋굿하게 지켜나가며 경지에 이른 김봉두, 강시위의 자아야말로 권서각의 분신이 아닐까? 도종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