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sexual violence)과 성희롱(sexual harassment)에 대한 관심의 제고는 급진주의 페미니즘의 대두라는 맥락에서 설명될 수 있다. 케이트 밀레트나 슐라미스 파이어스톤과 같은 초기의 급진주의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의 억압과 불평등을 생물학적 성적 차별에서 발견하며, 자본주의와 같은 사회제도에 대항하는 혁명뿐만 아니라 자연에 대항하는 혁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급진주의 페미니스트들은 피임과 낙태, 강간, 포르노그라피, 성폭행 등에 대한 이론적 검증과 실천운동을 전개해 왔다. 어떤 의미에서 페미니즘은 18, 9세기의 자유주의 속에 규정된 정치적 권리, 19, 20세기의 사회주의 이론 속에 규정된 경제적 권리에 이어, 20세기에는 성해방 이론에 규정된 성적 권리를 추구하는 단계를 밟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80년대 후반 이후 90년대를 전환점으로 하여 본격적으로 급진주의 페미니즘의 파고를 타고 있다. 여성계의 노력에 의해 1994년 4월부터 <성폭력특별법>이 시행되기 시작했고, 유죄, 무죄, 대법원에서의 유죄 확정 판결까지 수년을 끈 서울대 우조교 사건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성희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발시켰고, 법적 처벌의 근거를 제공했다.

성폭력은 성차별적인 사회구조와 남성우월적인 이데올로기 속에서 발생하는 성을 매개로 빚어지는 유형 무형의 폭력을 총칭하는 개념으로 협의의 성폭력과 가정폭력까지를 포함한다. 협의의 성폭력은 강간, 강제추행, 인신매매, 음란물 제조 판매, 성적 희롱, 음란행위, 성기노출 등의 범주를 포함하며, 가정폭력은 남편이 아내나 자녀를 학대 구타하는 행위를 지칭한다. 반면에 성희롱은 우조교의 판례에서 "직장내에서 근로자에 대한 지휘명령권 인사권을 가지거나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진 자가 근로자의 의사에 반해 성과 관련된 언동으로 성적 굴욕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접근을 거부할 때 고용여부나 근로 조건에 불이익을 주는 것"이라고 고용조건상의 문제로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