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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갈채, 긴 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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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갈채, 긴 험로

: 비르투오조의 데뷔 시절

이덕희 | 학고재 | 1998년 10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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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1998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47쪽 | 148*210*20mm
ISBN13 9788985846400
ISBN10 89858464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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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모스크바의 마몬토프 오페라단에서 최초로 출연할(1896) 구노의 파우스트에서 샬리아컨의 메피스토는 대갈채를 받았다. 관객들은 기립박수로 열광했고 비평가들은 입을 모아 그의 혁신을 찬양했다. 작품에 임하는 샬리아핀의 자세가 이러했으니 만큼 종종 졸작에 속하는오페라도 샬리아펀의 출연으로 작품의 범용성을 넘어서기 마련이었다. 1926션 뉴욕의 메트로폴히탄 오페라에서 가티가 샬리아핀을 위해 마스네의 돈키호테를 무대에 올렸을 때가 그 대표적인 경우인데, 이 오페라는 마스네가 샬리아핀을 위해 작곡한 것으로, 1910년에 이미 몬테카를로에서 샬리아핀이 출연했던 작품이다.

뉴욕 공연에서 마스네는 비평가들로부터 형편없이 두들겨맞았지만 챨리아펀은 격찬을 받았다. 피아니스트로 유명한 비평가였던 사무켈 초트치노프는 '샬리아펀을 염두에 두고 오페라를 작곡하는 것은 오페라 창작을 위한 최선의 길이 아니란 사실'을 지적했다. '왜 그러냐 하면 그대는 너무 많은 부분을 샬리아핀에게 남겨둘 수 있을 것이기에 말이다. 이 최고의 예술가는 최선의 상태에선 가장 무미건조한 음악에도 최대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것이다. '
--- p.213
그러나 그가 엉겁결에 지휘를 하게 된 우연의 계기가 아니었던들 그는 결코 지휘자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토스카니니야말로 '타고난 지휘자'의 자질을 최고로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위대한 지휘자란 말할 것도 없이 탁월한 해석능력과 명인의 테크닉뿐 아니라 심리학적 통찰력까지 겸비해야 하지만, 이같은 요소는 후천적으로 습득할 수도 있고 수련을 통해 완성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중요하고 가장 본질적인 어떤 요소, 즉 언어로써 설명할 수는 없지만 지휘자의 인격에 내재한 '힘'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가장 필수적인 자질은 후천적으로 습득할 수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은 힘은 바로 지휘자 자신의 고유한 '해석'을 눈에 보이지 않는 방법을 토앻 오케스트라를 비롯한 연주자들에게 완벽하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으로서 이것은 결국 지휘자의 인격이 연주를 통해 투사된다는 걸 의미한다. 위대한 지휘자란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선천적으로 타고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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