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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 나는 향수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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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 나는 향수로 글을 쓴다

: 에르메스의 조향사 엘레나의 향수와 삶에 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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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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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6년 06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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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PC(Mac)
파일/용량 EPUB(DRM) | 45.59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6.9만자, 약 2.1만 단어, A4 약 44쪽?
ISBN13 979118745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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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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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장 끌로드 엘레나(Jean-Claude Ellena)
프랑스의 ‘에르메스Hermes’가 자랑하는 조향사이다. 1947년,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향수의 본고장 그라스Grass에서 태어났다. 열여섯 살에 스위스 제네바의 향수전문학교인 ‘지보당Givaudan’에 입학했으며 앙뚜완 쉬리Antoine Chiris의 조교를 거쳐, 이후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매혹적인 향의 연금술사로서 성공의 가도를 달렸다. 장 끌로드 엘레나에게 가장 많은 영감을 준 사람은 크리스띠앙 디오르의 [오 쏘바쥬Eau Sauvage]를 만든 에드몽 루드니츠카Edmond Roudnitska였다. 그에게서 후각 이미지가 가진 다양하고 미묘한 차이를 마치 컬러차트(색상표)처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시슬리Sisley의 〈오 드 깡빠뉴Eau de campagne〉, 반 클리프 앤 아르펠Van Cleef & Arpels의 〈퍼스트First〉, 입생로랑Yves Saint Laurent의 〈인 러브 어겐In Love again〉, 불가리Bulgari의 〈오 빠르퓨메 오 떼베르Eau parfumee au The vert〉, 에르메스Hermes의 〈쟈르뎅Jardins〉, 〈쥬르 데르메스Jour d' Hermes〉, 〈떼르 데르메스Terre d'Hermes〉, 까르띠에Cartier의 〈데끌라라시옹Declaration〉 등, 이미 국내에서도 사랑 받고 있는 수많은 향수들이 실은 엘레나의 ‘코 끝’에서 탄생한 작품들이다.
엘레나는 오로지 그 자신이 만들고 ‘싶은’ 향만을 고집한다. 그가 조향한 향수에는 어떠한 제약에도 순응하지 않는 엘레나만의 투명하고 자유로운 영혼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엘레나는 여러 해 전부터 에르메스의 전속 조향사로서 활동하고 있으면서도, 향수를 만들 때 잘 팔릴 향수를 만드는 마케팅 차원의 전략을 경계하고, 오히려 “상상력과 영감에 더 많은 비중을 둔다.”고 말하는데, 이 책의 머리글에서 “향이 하나의 단어라면, 향수는 문학이다.”라는 말이 바로 엘레나의 세계 그 자체를 보여준다. 그는 1990년대에서야 점차 자리를 잡기 시작한 ‘조향사’라는 직업의 진정성을 추구하며, 평범한 길에서 벗어나 미니멀리즘minimalism과 단순성에 근거한 이른바 ‘조향 예술’을 정착시키는데 기여했다.
현재 국제향수박물관홍보협회(ARMIP)의 회장을 맡고 있으며, 조향사로 활동하는 동료들을 비롯하여 자신의 딸인 셀린느 엘레나 Celine Ellena와 함께 설립한 향수전문회사 [The Different Company]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원서 『어느 조향사의 일기Journal d'un parfumeur』는 프랑스에서 2011년에 출간된 이후, 이미 독일, 미국, 영국, 이탈리아, 브라질, 폴란드와 중국, 대만, 일본에서도 번역 출간되어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저자의 다른 대표작으로는 『향수Le Parfum』(2012년), 『그린향La Note Verte』(2013년) 등이 있다.

역자 : 신주영
프랑스 리옹 2대학에서 [아니 에르노Annie Ernaux의 중성적 글쓰기]로 현대불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바텍Vatech’ 파리 주재원으로 근무한 바 있으며, 현재 프리랜서 번역가로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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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들이 각자 자기에게 맞는 향수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그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마음껏 자기만의 향수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 p.8

장 지오노를 인용하자면, “표현은 그것을 읽는 이가 이해함으로써 완성된다. 그럼으로써 독자는 쾌감, 만족감, 기쁨, 환희를 맛보게 되는 것이다.” 흔히들 조향사를 작곡가에 비유하지만, 내 자신은 스스로 향기를 쓰는 작가라고 늘 느껴 왔다.
--- p.10

내가 작업실에서 가지고 나오게 될 향의 모습이란, 내가 코로 맡은 것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 아니라 내 기억 속에 남겨진 냄새의 이미지가 될 것이다. 이러한 ‘냄새와의 만남’이 이루어지게 되면, 나는 괜스레 들떠서 피곤함도 잊은 채 갑자기 몸이 가벼워지면서 자유를 느끼게 된다.
--- p.15~16


그래서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는 그때까지 만들었던 초벌을 모두 맡아본 다음, 향 고유의 표현을 가지고 있고 그 이전의 향수에서 나오지 않은 독특한 향 두 세 개만 남기고 나머지 결과물들은 모두 버린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나는 새로운 지평을 연다. 결국 나는 무언가를 찾고, 때로는 발견하는 ‘예술가의 길’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 p.25~26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퀄리티가 독창성을 압도해서는 안 된다. 가장 훌륭한 재료가 가장 훌륭한 향수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 p.28

나는 조향사가 자신의 일을 하나의 ‘예술’로 간주하려는 욕망이야말로 작품을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고 믿고 싶다. 왜냐하면 조향사는 자신의 프로젝트에 애정을 쏟아 붓는 첫 번째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 p.37~38

성공에 대한 경제학적 결과는 설명할 수 없는 그저 확인된 사실일 뿐이다. 성공이나 실패에 대한 명료한 답을 추구하는 것은 헛된 바램이다.
--- p.49

인터뷰 도중에 어느 기자가 내게 재능을 천부적으로 타고 난 것인지 물어봤다. 이 질문을 나는 재능, 천부적 자질, 타고난 장점을 묻는 것으로 이해했다. 나는 재능이 뭔지, 더욱이 ‘천부적’이라든가 ‘타고났다’든가 하는 것들의 정의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그러기에 나는 “재능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 p.60~61

내 향수들은 완성되었으나 끝이 없다. 모든 향수는 이전 향수와 관계가 있고, 벌써 다음 향수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그것들이 서로 비슷하다는 것이 아니라, 미묘한 관계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 나는 강요하거나 억지를 부릴 생각이 전혀 없다. 오히려 즐거움과 호기심 그리고 상호작용을 일깨우고 싶은 욕망이 끊임없이 솟구친다. 나는 향수에 기꺼이 ‘공백’을 남겨 두었는데, 이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향수의 빈 공간을 채우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야만 비로소 ‘나만의 향수’를 소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p.88~89

조향 예술의 모든 것이 ‘직감’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된다. 그렇다면 조향사란 ‘직감’에 의존하는 사람이란 말인가? 내 입가에 미소가 맴돈다. 어딘지 모르게 만족스럽다.
--- p.91~92

고급 향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냄새, 새로운 향수의 이름을 만들어 내고, 고급 향수의 특성을 다시 정의하고, 그것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를 비롯하여 고급 향수를 신뢰하고 필요로 하는 고객들과 만나는 방식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어야만 조향사라는 직업도 가치와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다.
--- p.95~96

정량화할 수 있는 직무와 달리, 조향사는 자신의 활동 영역을 부단히 새롭게 넓히고,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계속해서 넘어서야 한다. 향을 만드는 일은 늘 새롭게 갱신하는 것이며 또한 성장하는 것이다.
--- p.108

나는 뭐라 딱히 표현하기 어려운 냄새나 저속하거나 심지어 불쾌감마저 느끼게 하는 그런 냄새를 좋아한다. 조향사로서 나는 이런 냄새를 즐겁게 가지고 논다. 우리 몸 냄새를 나타내거나 가려주는 분자나 엑기스들만큼이나 자작나무 진, 카스토레움, 아틀라스 삼나무, 사향고양이, 쿠민, 인돌, 자스민, 라다넘 고무, 오크나무 이끼, 클라리 세이지, 스카톨 등이 내뿜는 악취를 즐긴다.
--- p.137~138

그(에드몽 루드니츠카)는 ‘단순함’, 즉 플라톤이 말했던 ‘형태’ 그리고 그 자신이 만들어낸 ‘퀄리어qualia’라는 개념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퀄리어란 최종적으로 얻고자 하는 향의 컬러차트(색상표)를 만들기 위해 각 재료의 냄새가 가진 이미지를 시각화 한다는 생각이었다. (…) 다만 그와 나의 차이점이 있다면, 그것은 내가 향들 간의 관계를 더욱 중요시해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비율을 중시하는 고전적인 조향방식에서 벗어나고자 애썼다는 점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나도 대중에게 그 진가를 인정받지 못하는 조향사라는 직업에 대해 말하고 그것에 관한 글을 쓰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향수는 우리가 살면서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것이므로.
--- p.143~144

나의 바람 중 하나는 그 시절의 여러 포뮬러가 언젠가는 연구되고 대중 앞에 소개되어 향수가 복잡한 지적 활동의 결과이자 영혼의 소산이며, 우연히 만들어진 혼합물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다.
--- p.148~149

“조향사의 최종 목표는 이 독특한 냄새를 향수라는 작품으로 아름답게 변모시키는 것입니다. 자연은 우리의 감각으로 해독할 수 있는 냄새를 주었고, 교육을 받은 덕분에 우리는 이 냄새를 재해석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주제와 생각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이제 냄새에 우리 자신의 일부를 추가해야 합니다. 우리의 바람 그리고 가장 말하기 어려운 우리의 개성을 말이죠. 향수를 만들 때, 나는 장황한 이야기를 만들어 냅니다. 여러분들도 한번 똑같이 해보기를 권합니다.”
--- p.151~152

코로 맡아진 냄새는 기억에 오래 남지 않는다. 냄새를 기억하는 것은 냄새에 시각적인 ‘이미지’를 그려주는 것이며, 더 정확히 말하면 냄새가 더 이상 단순히 감각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니라 그것을 이용하고 다루기 쉽도록 그 특성이 잘 드러나고 이해하기 쉬운 대상으로 만드는 것이다. (…) 이런 식으로 나는 어떤 향의 분류나 용어에 집착하는 것을 피한다. 냄새와 생각이 서로 뒤섞여야만 나는 제대로 된 조향사인 것이다.
--- p.154~156

향수는 과학적 분석을 필요로 하지만, 과학은 아니다. 향수를 만들 때에는 후각적인 환각과 시각적인 환상에 형태를 부여하는 단순한 수작업이다. 끊임없는 시도와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발전해나간다.
--- p.169~170

이상적인 향수는 즉각적인 향이 느껴지고 숨을 들이 마시는 순간 살아있는 향이지, 몸에 지니는 것이 아니다. 장식품이 아니며 누가 입혀주는 것도, 보호해 주는 것도 아니다. 그저 ‘감정’일 뿐이다.
--- p.173

이 단계의 작업에서는 마치 최종적인 완성품을 위해 노력하는 장인처럼 일을 한다. 포뮬러에 사용됐던 재료들과는 다른 특성을 가진 재료를 시도해 보고 향수의 확산력과 지속성 그리고 존재감과 같은 기술적인 측면을 고려하는 일관된 작업을 계속하는 것이다. 내가 이 향수에 부여하고 싶은 상큼발랄하고 귀엽고 장난기 어린 미소의 느낌은 나중에 다시 시도해 볼 생각이다.
--- p.181

나는 말과 마찬가지로 향기도 우리 모두에게 똑같은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럼에도 조향사는 향을 변형시키고 살아나게 하고 바꿀 수 있다. 조향사가 의미를 바꾸어야 향수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 p.182

향수는 절대적인 하나가 아닌, 모든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 p.184

주제나 이미지가 향수의 필수 요건은 아니다. 향수가 아름다운 것은 그 자체로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 p.187

예술가들의 일이 대개 그러하듯, 나 또한 우선은 물리적으로 재료를 조작하지만, 결국엔 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조향’이라는 나의 일에 따르는 대가이자, 내 머릿속에서 언제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다.
---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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