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 웅천 출생. 공주교육대학교와 한남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한남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고려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한국 방언 연구:충남편』 등이, 논문으로 「충남 보령지역어의 음운연구」 외 다수가 있다. 초등학교 교사와 공주교육대학교, 배재대학교, 한남대학교 강사를 역임했다.
나는 초등학교 때 ‘밥’과 ‘밤’을 구별하지 못해 선생님께 개별 지도를 받은 것에 대해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일기장에 ‘밥을 먹고’라고 써야 하는데, ‘밤을 먹고’라고 썼기 때문이다. 즉 ‘ㅂ’과 ‘ㅁ’의 다름을 정확히 알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초등학교 교사가 되어 국어를 가르칠 때는 표기와 발음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초창기(1970년대)에는 표기와 발음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고, 내가 그때까지 공부한 내용은 국어의 닿소리와 홀소리가 전부였다. 그래서 수업 시간에 단원이 바뀔 때마다 칠판에 낱말의 표기와 발음을 적고, 학생들로 하여금 반복해서 발음을 하도록 지도했다. 그러나 마음은 언제나 답답했다. 표기와 발음이 달라지는 것에 대해 어떠한 음운원리나 규칙 등의 이론적인 지식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흔히 교사는 열을 알고 그중 하나만 가르쳐야 된다는 말이 있지만, 나는 이에 대해서는 학생들보다 조금 앞설 뿐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초등학교 정년퇴임을 앞두고, 국어 교과서의 표기와 발음에 대해 글을 쓰기로 계획을 세웠다. 몇몇 선생님께 나의 뜻을 말하고 자문을 구했다. 국어 교과서의 낱말 중 표기와 발음이 다른 낱말에 적용되는 음운규칙에 대해 단원별로 기술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다. 그 후 교과서가 새로 개편된다는 말을 듣고, 지금까지 이 작업을 미루어 왔던 것이다.
처음에는 각 단원별로 표기와 발음이 다른 낱말들을 정리하니, 그 양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국어와 국어활동에서 뽑은 낱말들을 단원 중심에서 ‘가’와 ‘나’별로 각각 합했다. 그래도 양이 너무 많았다. 이번에는 각 학기별로 ‘가’와 ‘나’를 합했다. 다음에는 1학기와 2학기를 합하여 학년별로 정리했다. 그래도 책이 너무 두꺼워 한 권이나 분권으로 하는 것도 여러모로 좀 어렵다고 생각했다. 선생님들과 상의한 결과 1·2학년, 3·4학년, 5·6학년과 같이 두 학년씩 합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아무래도 각 학년별보다는 좀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초안을 작성해서 선생님들의 의견을 들어 보았다. 내용이 너무 어렵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특히 교대에서 국어 심화 과정을 이수하지 않은 경우에는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좀 더 이해를 돕기 위해 이 글에서 기술된 음운규칙이나 한자로 된 용어를 대부분 우리말과 같이 기술했다. 초등학교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이 음운규칙이나 용어를 전부 가르치는 것은 아니지만, 선생님들은 우리말 표기와 발음에 대해 이와 같은 음운규칙이나 용어들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 발음 지도에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소리글자인 한글의 정확한 표기와 표준발음은 언어생활에서 가장 기본적인 태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류의 열풍을 타고 외국인이나 유학생들이 우리말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고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국어사랑 나라사랑’이라는 표어가 유행어처럼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우리 국어를 얼마나 바르게 사용하고 있는가? 우리 국어를 사랑하지 않고, 또 정확하게 사용하지도 않는지 한 번쯤 뒤돌아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우리 국어를 사랑할 때, 우리 국어는 지구상에 있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국어는 우리 민족정신과 영원히 함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