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사학과 및 동 대학원에서 학사, 석사,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2000년 ‘삼국시대 무기체제의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박물관 연구원을 시작으로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 경기도박물관 고고미술부장, 인하대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센터에서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아주대학교 사학과 겸임교수도 맡고 있다.
정신분석학이 가족 콤플렉스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회학적 연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정신분석학은 원래 의학적 치료에서 생겨났으며, 그 이론은 주로ㅜ심리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럼에도 그것은 서로 다른 성격의 학문, 즉 생물학ㆍ사회학과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다. 그리고 정신분석학의 최대 장점은 인간을 다루는 3가지의 학문, 즉 심리학ㆍ생물학ㆍ사회학을 연결하여 관계망을 구축하는 데에 있다. 프로이트의 심리학적 견해들 즉 갈등ㆍ억압ㆍ무의식, 그리고 콤플렉스의 형성에 관한 그의 이론들은 정신분석학에서 가장 정교하게 구축된 분야이며, 또한 정신분석학의 고유 영역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이론 중에서 생물학적 견해들, 예컨대 성욕과 다른 본능과의 관계, ‘리비도libido’의 개념과 그것의 다양한 변용에 관한 취급 방식은 상대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지며 결함과 모순을 지니고 있는 견해이기도 하다. 또한 많은 비판을 받은 분야이기도 하다. 그리고 프로이트의 생물학적 견해에 대한 이런 비판은 부분적으로는 정당한 것도 있지만 어떤 것은 부당한 것도 있다. 한편 이 책에서는 사회학적 분야에 관심을 두고 살펴보고자 한다. 인류학과 사회학이 정신분석학을 지지할 수 있는 증거들을 많이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또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관한 견해가 사회적 측면이 강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사회학적 측면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은 사실은 참으로 이상하다.
정신분석 이론은 기본적으로 가족생활의 환경이 인간의 심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것이다. 우리는 아이들의 열정ㆍ스트레스ㆍ갈등 등이 부모ㆍ형제ㆍ자매와 어떻게 연관되어 있으며, 그것들이 가족을 대하는 정서와 심리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보아서 알고 있다.
그리고 이런 감정들의 일부는 기억 속에 각인되고, 또 다른 일부는 무의식 속에 잠복하면서 개인의 사회생활에 영향을 준다. 한편 나는 그 용어를 사용함에 있어서, 샨드A. F. Shand가 정의한 의미를 따르고자 한다. 정서emotions와 본능에 관한 그의 이론에서 그가 사용한 감정sentiments이란 용어는 다양한 함의를 지니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기술적 의미sense만 받아들이고자 한다.
이처럼 정신분석 이론은 명백하게 사회학적 성격을 지닌다. 모든 프로이트적인 드라마는 부모와 자식으로 구성된 특정 형식의 사회조직인 가족이란 좁은 범위 내에서만 상연된다. 프로이트는 가족 콤플렉스family complex를 가장 중요한 심리학적 사실로 간주하고, 그것을
특정 형식의 사회적 그루핑grouping이 인간 정신에 작용하여 생겨난 것으로 파악했다. 한편 어떤 개인이 유년시절에 받았던 정신적 흔적mental imprint은 훗날 사회적 영향력으로 작용하여, 그를 어떤 속박에 얽매이게 하거나 전통ㆍ예술ㆍ사상ㆍ종교 영역에서의 감수성과 창조력을 형성시키는 데에 영향을 미친다고 그는 보았다. 이에 사회학자들은 콤플렉스에 대한 심리학적 연구를 할 경우, 사회학적 서론과 결론이 덧붙여져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 즉 사회학자들은 가족의 영향family influences이 지닌 사회학적 본질을 설명하는 서론과, 콤플렉스가 사회에 미치는 중요한 영향을 분석하는 결론이 심리학적 연구에 첨가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어쨌든 이것들은 사회학자들이 풀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가족제도는 매우 다양하고,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모든 사회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