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초 6·25전쟁 중에 충남 홍성의 시골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부모님의 헌신적인 지원으로 공주사범대학을 졸업하였습니다. 1977년에는 태안중학교 교사로 교단에 섰고, 그 후 홍성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그러다가 1982년 고향에 설립된 혜전전문대학에서 35년간 교수로서 학생들과 함께 보냈습니다. 이제 2017년 2월 정년을 맞아 제자들과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나는 화려한 학력이나 이력이나 성취도 내세울 게 없고, 한 일이라곤 제자들과 함께 한 게 전부입니다. 또한 글을 써서 세상에 내놓을 만한 능력도 못됩니다. 제자들 또한 명문대학이 아닌 시골 전문대학 학생으로서 대부분 자신 없어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학생이 많습니다. 그래서 나는 강의실에서 이들에게 소박하지만 살아있는 삶의 기운을 넣어 주고자 노력하였습니다. 학생들이 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열심히 듣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어 은퇴를 앞두고 이야기 단편을 모아 정리하였습니다. 대학생들과 그들의 부모님들께서, 그리고 세상을 잔잔히 음미해보고 싶어 하는 이웃들이 함께 읽고 소박한 꿈을 함께 꾸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자서전 『흔적』과 함께 이 책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이번 성적은 평균 몇 점이야? 등수는 몇 등이고? 학부형들이 자식한테 묻는 대화의 요지다. 우리 아이는 영어는 잘하는데 수학이 모자라. 아무래도 수학과외 지도를 받아야 할까 봐. 왜 평균이 중요한가. 왜 못하는 과목을 더 공부시키려 하는가? 반에서 몇 등이건 전교에서 몇 등이건 그게 왜 중요한가? 우리 아이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무엇을 제일 잘하는지만 찾을 수 있으면 된다. 무조건 석차나 평균이 중요하지는 않다. 21세기에는 사람이 해야 할 일이 점점 세분화되어 한 개인이 여러 가지를 잘하는 것이 가능하지도 않고 그럴 필요도 없다. 그러니 누구나 자기가 잘하는 일을 찾아 그것을 더욱 잘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