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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수수께끼 연구회 | | 1998년 11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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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1998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47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1332952
ISBN10 898133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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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전족(纏足)은 10세기 무렵인 오대시대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며, 원나라, 명나라, 청나라 시대에 유행하였다. 인위적으로 발이 자라지 못하도록 하여 작은 발을 만드는 이 풍습은 서너 살 된 어린아이때부터 2년에 걸쳐 행해졌다.

우선 발을 깨끗이 씻은 다음, 발가락 사이에 백반을 뿌린다. 그리고 엄지발가락을 제외한 나머지 네 발가락을 발 안쪽으로 구부리고는 흰 비단으로 단단히 감고 실로 꿰맨 다음, 앞이 뾰족한 전족용 작은 양말과 비단신을 신긴다. 이것이 전족의 제 1단계인 시전(試纏)이다.

제 2단계는 시박(試縛)이라고 하는데, 반년에 걸쳐서 행해진다. 3일마다 한번씩 소독하고 다시 비단천으로 묶는데 갈수록 단단히 묶어야 한다. 그러면 체중이 발가락에 실려서 고통스러울 뿐 아니라 곳곳에 티눈까지 생긴다. 티눈은 바늘로 찔러 제거한다. 또 발등의 살갗이 벗겨져 피고름으로 엉망이 된다. 어린 여자아이가 울부짖으며 고통을 호소하면, 오히려 뺨을 맞으며 '평생 시집을 못 가도 좋으냐?'라는 호된 꾸지람을 듣느다.

제 3단계는 긴전(緊纏)이라 하여 역시 반년에 걸쳐서 이루어지는데, 특히 이 과정은 생지옥이 따로 없을 만큼 고통스럽다. 중곡골(발바닥의 뼈)을 발 안쪽으로 억지로 비틀고 발뒤꿈치 뼈도 구부린다. 이때 내출혈과 화농으로 발가락 하나쯤 문드러지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고 한다.

최종단계는 리만(裏彎)이라 하여 역시 반년 정도 걸린다. 이 단계는 발바닥의 중심 부분이 요자를 뒤집어 놓은 듯한 형태로 움푹들어가게 한다. 이렇게 하면 발등이 높아지고 발 모양이 활처럼 휘어진다. 또 엄지발가락은 더 아래로 내려가고 새끼발가락은 움푹 팬 곳으로 밀려들어가, 발 크기는 10센티미터가 된다.

2년에 걸친 이런 고통에 비하면, 한순간에 끝나는 환관의 거세 수술은 그나마 나은 편인지 모르겠다. 게다가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발도 자라게 마련이다. 때문에 항상 발을 꽁꽁 묶어두어야 했다. 이처럼 가혹한 고통을 참으며 십여년에 걸쳐 전족을 완성한 결과, 여성들은 남자들의 노예가 되어 외출도 마음대로 하지 못한 채 뒤뚱뒤뚱 걸어다녀야 했으니 얼마나 잔인한 일인가. 도대체 왜 이런 일이 계속되었을까? 청나라 때의 한 책에는 '전족의 최고 목적은 남성의 애착과 애무를 만족시키는 데에 있었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정곡을 지르는 표현이라고 하겠다.

이 전족은 독특한 걸음걸이를 낳았는데, 그것이 바로 허리를 우아하게 흔들며 걷는 연꽃 걸음이었다. 또 항상 천으로 가리는 발을 남자에게 보여준다는 것은 그 남자에게 모든 것을 허락한다는 의미였다. 서태후는 1902년에 전족금지령을 내렸지만, 효과가 없었다. 전족은 그로부터 30년 뒤에야 완전히 사라졌다.
---p.15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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