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두개 내 농양intracranial abscess’이 유력한 듯했다. 그러나 임상양상들, 명료기free interval, 감염이 없었다는 점, 그리고 뇌천공 이후의 반쪽 불완전마비가 쉽게 해소되었고 경련발작을 일으켰다는 점 등은 오른쪽 관자엽의 만성 경막 밑 혈종chronic subdural hematoma을 강력히 의미한다. 또한 신경질, 의심증, 감정적 과민, 정서적 둔마, 불안, 그리고 성격 변화 등은 가쪽―바닥 영역을 침범하는 오른쪽 관자엽 기능 장애로 진단하는 데 완벽하게 부합한다. 한편 정중―관자엽, 마루엽 및 이마엽 부위에 손상이 없었기 때문에 시인이자 작가로서의 창조적 능력에 손상이 없는 것은 물론, 현저한 기억력과 인지 및 실행 능력에도 장애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 「기욤 아폴리네르: 암살당한 연인」 중에서
도데가 이미 잘 알고 있었던 것처럼 척수매독은 다발성 등쪽 신경뿌리 영역multiple dorsal roots territories이 분포하는 다리 쪽에 일어나는 통증성 발작이 특징적이다. 또한 내장장애visceral disorders로 복통과 같은 증상이 일어난다. 다음으로는 심부감각 소실, 통증성 감각 이상증, 무반사증, 실금 및 운동실조증도 일어날 수 있다. 이처럼 척수매독은 다양한 병리를 보인다. 즉 척수 등쪽 기둥의 위축, 대사성 이상들로 인한 수막 및 커다란 구조물에서의 국소 염증, 이로 인해 신경계의 선택적 영역에서 신경 세포의 감소가 일어나게 된다[Conde-Sendin et al., 2002]. 도데의 생애에서 통증은 1879년도에 확실하게 출현하였다. 당시 그는 39세였으며, 통증은 18년 후 그가 사망할 때까지 잔인할 정도로 끊임없이 지독하게 계속되었다. --- 「통증의 일인 연주: 알퐁스 도데」 중에서
누가 공개적으로 칸트의 상태에 대해 말하였겠는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 관한 역설paradox은 치매라고 폭로하는 것에 관한 현시대의 생각은 칸트의 ‘의무에 기초한 도덕설duty-based moral theory’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임상의사의 측면에서 절대적 진실을 요구한다[Monaghan and Begley, 2004]. 우리는 오직 칸트의 말년에 그 주변에 있었던 사람들이 이 법칙에 따랐더라면 하는 희망이다. --- 「임마누엘 칸트: 성격 ‘장애’에서 치매까지」 중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들 중 하나는 질병의 중등도 단계에서 그려진 그림이 원근법과 공간 관계성에 있어 혼란이 시작됨을 나타내었다는 점이다[Kirk and Kertesz, 1991]. 이러한 변화들은 알츠하이머병에서 시각공간적 진행 및 공간적 지각의 감소를 의미할 수 있는 듯하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서 심하게 장애가 일어나는 심부지각은 (다른 사람의 경우) 주로 각도 크기 및 선 지남력에 관해 식별하는 능력에 좌우되는데, 역시 알츠하이머병에서는 이런 지각에서 방해가 일어난다[Ska et al., 1990]. 최근 신경영상적 연구들에서 시각공간적 진행은 대체로 마루엽 겉질 활성화parietal cortex activation에 따라 좌우됨을 보고하였는데, 다시 말해 이러한 현상은 이미 경도에서 중등도에 이르는 알츠하이머병을 가진 환자들에서 장애로서 일어난다고 하였다[Prvulovic et al., 2002]. --- 「카롤루스 혼: 언제 뇌의 심상이 쇠퇴하였는가?」 중에서
프리드리히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포함해서 그의 작품들은 낭만주의의 같은 시대적 산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의 운명은 “심리적 묘사의 신기원”에 속하고[Hofmann, 2000], 낭만주의 지식인들Romantic intellectuals의 전체 세대를 묘사하는 것이며, 이는 다만 다음 세계에서나 도달할 수 있는 자유와 무한대에 대한 갈망인 것이다. 미세한 예술 속으로 낭만주의 사상을 변형시킨 특수한 방식, 또한 인간의 내면 상태를 반영하는 풍경화의 과격한 연출법은 그의 개인적이고 예외적인 성취이다. 그러한 것들은 그의 반복성 우울증과 뇌졸중의 관점에서, 그리고 자신의 질병에 대처하는 방식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낭만주의 예술가들 중 누구도 프리드리히처럼 죽음의 갈망, 인간 무상, 전체 속에서의 무한에 관한 낭만주의적 주제를 다루지는 못했다. ---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주요우울증 및 뇌졸중」 중에서
사실상 지난 세기 동안 반 고흐에게 제시된 (거의 30개 정도에 달하는) 대부분의 진단명들은 의학적 증거에 의거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그림들과 전기적 자료들을 분석함으로써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비록 분명한 진단명은 이러한 증거들을 기본으로 해서는 아무것도 밝힐 수는 없겠지만, 우리는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편람 제4판DSM-IV 기준 및 그의 편지에서 추정되는 소견들에 의거하여, 반 고흐를 자살에 이르게 한 원인인 정동장애 혹은 분열정동장애affective or schizoaffective, 즉 양극성장애bipolar disorder로 고생을 해온 것이 거의 틀림없다고 결론 내린다. --- 「반 고흐의 밤에 대한 이해: 양극성장애」 중에서
모리스 라벨Maurice Ravel(1875~1937)은 말년에 그의 창조성을 황폐화시키는 초로성presenileㆍ진행성progressive 신경학적 장애neurological disorder를 앓았다. 그는 머리뼈 절개술craniotomy 이후에 사망했는데, 부검이 시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만 추론적인 소급진단만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벨의 질환은 소위 픽 복합체Pick complex에 해당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이마관자엽 치매frontotemporal dementia와 일차적 진행성 실어증primary progressive aphasia 및 겉질 기저핵 변성corticobasal degeneration을 포함하는 질병이다. 라벨의 마지막 작곡 스타일이 이 질환의 영향이라고 하는 주장에 대해서는 더 이상 논쟁의 여지가 없다. --- 「모리스 라벨의 마지막 질환과 최후의 작곡」 중에서
로버트 슈만은 오른손에 초점성인, 작업 특이성의 근육긴장이상증task specific dystonia으로 고생을 하였는데, 이는 피아니스트 경련pianist’s cramp이라고도 부른다. 이 장애는 특정한 작업을 하려고 할 때 숙련된 운동조절능력의 기능 상실이 일어나는 특성이 있다. 이러한 현상의 신경생물학적 출처는 대뇌 겉질cerebral cortex과 바닥핵basal ganglia에서 손가락을 관장하는 영역에 인접하는 들 및 날 수용체 영역들afferent and efferent receptive fields에서 흔적현상과 더불어 신경세포망neuronal networks의 기형적 가소성maladaptive plasticity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흔적현상은 연접경로synaptic pathways에 있는 가쪽억제현상deficient lateral inhibition의 결함에 의해 일어날 수도 있다. 음악가 근육긴장이상증musician’s dystonia 발생의 위험인자로는 남성, 과도하게 축적된 연습시간, 이환된 운동장애의 시간 및 공간적 성질에 관여하는 극심한 운동작업량, 불안과 완벽주의가 두드러지는 성격특성 등이 있다. 이러한 모든 요인들은 로버트 슈만의 어린 시절에 나타날 수 있는 것들이었다.
--- 「로버트 슈만의 초점성 근육긴장이상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