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코틀러, 제러미 리프킨 같은 석학들은 앞으로의 시대는 공감 소통과 고객의 영혼을 감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 주장했다. 하지만 투명한 소셜 네트워크 시대에 살아남기엔 우리 기업들의 노력은 여전히 미천하다. 소셜 네트워크 시대의 큰 화두 중 하나는 투명성이다. 정직하고 착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고객 중심이라고 말로만 외치며 뒤에서 주판알을 튕겨서는 안 된다.
진짜 고객 중심과 고객 공감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어야 한다. 원가 절감이나 수익 극대화를 위해 눈속임과 꼼수, 비정규직과 아웃소싱을 통해 한 푼이라도 더 수익을 내려는 기업의 관행은 질 나쁜 제품과 고객 서비스로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아온다. 이제 소비자는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 나쁜 기업은 점점 생존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그것이 소셜 네트워크 시대다. 단순히 마케팅만 변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 이 책의 제목처럼 소비자의 마음을 돈으로 살 수 있다면 어떨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돈으로 산 마음은 결국 돈이 없으면 돌아설 수밖에 없다. 사람 사이의 관계처럼 말이다. 사람의 마음을 열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진심이다. 기업의 이미지나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좋아요’를 사는 방법은 결국 진심으로 소비자를 대할 때 가능할 것이다. --- p.13~14
SNS 마케팅의 본질은 소셜 네트워크 시대를 사는 소비자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의 매체 특성이 어떻게 다르고 사용자 타깃의 차이는 무엇인지, 공유하는 콘텐츠의 차이가 무엇인지는 SNS 마케팅의 표면적 이해에 불과하다. 마케팅은 소비자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어떤 물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어떤 제품을 추천하고 공유하는지, 소비자의 욕망이 어떻게 표출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소셜 미디어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소셜 네트워크 시대를 살아가는 소비자의 심리 변화 혹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강화되거나 약화되는 욕망 등을 들여다보는 것이 SNS 마케팅의 핵심이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을 아는 것이다. --- p.69~70
많은 기업이 연간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들여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 같은 소셜 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다. 엄청난 돈을 들여가며 SNS 마케팅 담당자들이 하고 있는 것은 고작 사람들이 점심시간에 어떤 메뉴를 먹고 싶은지, 퇴근 후에 어디로 회식을 가는 게 좋을지, 혹은 울림 없는 메아리 같은 신상품 출시 이벤트 같은 것들이다. 소셜 미디어를 단순한 홍보 수단이나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수단으로만 본다면 수억 원의 돈을 광고 대행사와 소셜 미디어 회사에 기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사람과 사람, 정보와 정보가 연결된 시대에 고객 인사이트를 찾아내고 그것을 이용한 마케팅에 돈과 시간을 쏟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고객이 더 자기 과시를 잘할 수 있게 할 것인지 어떤 제품, 어떤 포장, 어떤 프로모션이 자랑질을 더 부채질할 수 있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더 값질 수 있다. --- p.79~80
고객은 이제 브랜드 이미지의 허상만을 좇지 않는다. 아니, 그럴 수 없게 되었다. 정보에 대한 완벽한 접근 환경은 소비자에게 프리즘을 선물했다. 프리즘을 통해 소비자는 기업을 판단하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게 된다. 다양한 시선을 통해 누가 진짜 고객을 생각하는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보도자료를 통해 전파되는 사회 공헌 행사나 기부금 전달 모습에서, 콜센터에서 헤드셋을 쓰고 환히 웃는 CEO의 사진에서 진정성을 느끼는 소비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좋은 친구가 되려면 그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돈 많고 능력 있는 친구지만 앞 이야기와 뒷이야기가 다르고 짐짓 나를 생각해주는 척하지만 정작 어떻게든 나를 이용해먹으려는 친구, 우리 우정 변치 말자며 약속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말을 바꾸는 친구, 진심 어린 조언에도 귀를 막아버리는 친구, 이런 친구를 사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소셜 미디어를 통해 말을 걸고 있는 기업 계정의 친구들은 여전히 이런 친구의 모습에 가깝다. --- p.161~162
최근 주목받고 있는 샤오미나 자포스, 코스트코와 같은 기업들은 고객 접점에 있는 직원들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이들은 현장 접점에 있는 직원들이 행복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근무할 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어떠한가? 고객 상담을 하는 콜센터의 상담원이나 AS를 나가는 기사들, 소셜 미디어를 직접 운영하는 사람조차 모두 회사의 직원이 아니다. 쉽게 말하면 그들은 다른 회사 직원이다. 마트의 캐셔, 매장 직원들도 모두 계약직이나 알바생 들이다. (…)
비용 효율성을 위해 값싼 노동력을 쓰겠다는 근시안적인 접근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고객과 만나는 현장에 설치해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소셜 네트워크 시대에는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공유하고 싶은 상품이나 서비스 등의 탁월함뿐 아니라 이를 전달하는 사람에 대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대기업의 홈페이지에는 신선함, 친근함, 즐거움이라는 3가지 서비스 가치가 담겨 있다. 편의점에서 시간당 몇천 원의 고된 노동과 학업을 병행하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이런 서비스 가치가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 p.278~279
광고 대행사에서 일하다 보니 다양한 클라이언트를 만난다. 목적은 하나인데 접근하는 방식은 천차만별이다. 간혹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들릴까 봐 클라이언트의 성향을 고려해 제안의 수준을 달리하지만 결국 앞으로 더 강화될 소셜 네트워크 시대의 마케팅이 나아갈 방향은 ‘진(眞)’이라는 한 글자로 정의할 수 있을 듯하다. 결국, 소셜 네트워크 시대를 이겨낼 마케팅은 진짜, 진심, 진실, 진정성이다. (…) 어쩔 수 없이 마케팅은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소비자의 지갑을 열어 그 돈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 운명이다. 하지만 소비자는 곧 나이고 누나고 엄마고 동생이고 형이다. 결국 소비자는 우리다. 기업은 사람들의 소비로 유지되는 만큼 우리가 사는 세상을 좀 더 아름답고, 아프지 않고, 편하게 만드는 데 더 신경 써야 한다. 이것이 소셜 네트워크 시대를 살아가는 마케팅이 고민해야 하는 또 하나의 지향점이며 결국 투명한 소셜 네트워크 시대에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 p.307~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