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어린이 도서 일러스트레이터로 명성이 자자하다. 작품으로는 나탈리 제인 프라이어의 ‘인형들’ 시리즈와 『미니 펄과 바다 속 바자회』가 있으며, 두 작품 모두 ‘어시 촘프’ 시리즈와 맥퀘리의 『나의 첫 350단어』에 포함되어 있다. 오르시니의 그림은 호주의 잡지인 가드닝 오스트레일리아와 보그 키즈에서도 만날 수 있다. 오르시니는 현재 가족과 함께 쿠지에서 살고 있다.
역자 : 김호정
어린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UCLA 미술사학과 졸업한 후 한국으로 돌아와 어린이도서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파고다어학원 언어교육연구원과 원더랜드 교육개발연구원을 역임하였고, 쑥쑥닷컴에서 유아기 자녀를 둔 엄마들을 위한 “왕초보가 떠나는 영어회화여행”, “엄마, 수학을 영어로 가르쳐 주세요” 등의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유아영어교육 지침서인 『원투쓰리, 수학이 재밌어지는 영어』를 출간하였으며, 『뒤죽박죽 톱시와 터비』, 『엄마 아빠의 대반란』,『걱정을 걸어두는 나무』,『아프리카의 왕실미술』, 『숲의 수호자 와비』, 『내셔널 지오그래픽 - 중국』, 『구름을 타고 둥둥』, 『한 줌의 재가 되어』 등 다수의 번역서를 출간하였다.
루시는 얼굴이 찡그려졌다. 이제까지도 있는 힘껏 착하게 굴었기 때문이었다.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착하게 굴었는데 아빠는 자꾸만 더 착하게 굴라고 말한다. 심지어 아빠가 보고 있지 않을 때도 착하게 굴었는데 말이다. 문제는 언제나 루시가 생각했던 방향과는 반대의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었다. --- p.31 ? 루시는 자기가 착한 아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가끔 말썽을 일으키긴 하지만 그래도 분명 루시는 착한 아이였다. 다른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게 확실했다. 하지만 갑자기 끔찍한 생각이 루시의 머리를 스쳐갔다. 엄청나게 큰 바위가 양동이를 덮친 것 같은 느낌이었다. ‘루시 반 로운이 정말로 나쁜 아이면 어쩌지? 그걸 나만 모르고 있는 거라면?’
루시 반 로운은 학교에서나 집에서 지켜야 될 규칙을 웬만큼 아는 아이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어디서나 나쁜 아이가 되고 만다. 언제나 착한 아이가 되기 위해서 노력을 하지만 끝내는 참지 못하고 분노를 폭발하고 만다. 학교에서도 별 스티커는 딱 하나밖에 못 받았다. 최고의 주범은 하신타다. 늘 루시를 곤경에 빠트리고 선생님으로부터 꾸중을 듣게 한다. 집에서는 직장에 다니시는 엄마와 동생을 돌보며 집안일을 하시는 아빠, 게다가 얼마 전부터는 네델란드에서 오신 고모할머니까지 루시가 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나하나 지적하면서 착한 태도를 가질 것을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루시의 생각이나 말에 담겨 있는 진심에는 관심도 없으면서 말이다. 처음 본 순간부터 루시를 탐탁지 않게 여겼던 고모할머니는 어느 날 루시를 불러 나쁜 아이를 잡아가는 검둥이 피트에 대한 얘기를 해 준다. 그 말을 들은 후부터 루시는 착한 아이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검둥이 피트한테 잡혀가는 것은 정말이지 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루시는 아빠가 가르쳐준 좋은 달걀 가리는 법을 이용하여 자신도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가려 보기로 한다. 물에 뜨면 좋은 달걀, 가라앉으면 나쁜 달걀인 것처럼 루시가 만약 좋은 사람이라면 물에 가라앉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계곡으로 간 루시. 그런데 바위틈에 발이 끼는 큰 사고를 당하게 된다. 루시는 이 일로 자신이 진짜 나쁜 아이라고 확신하게 되고, 아빠에게 가까스로 구조된 뒤 눈물을 펑펑 쏟으며 지난 일들을 모두 고백한다. 루시의 말을 묵묵히 듣고 있던 엄마와 아빠는 루시를 혼내는 게 아니라 루시에게 착한 마음이 있음을 알고 있다고 말해 준다. 게다가 고모할머니도 검둥이 피트에 대해 겁을 준 것에 대해 사과를 한다. 루시는 그 어느 때보다 기분이 좋아진다. 루시 반 로운이 원래 착한 아이라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