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이 아닌 ‘좋은 육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영어와 육아를 큰 울타리 안에 넣게 되었죠. ‘영어’와 ‘육아’를 따로 떨어뜨려 생각한 것이 아니라 ‘육아’라는 큰 울타리 안에 ‘영어’의 자리를 하나 만들어 준 것입니다. (중략) ‘엄마표 영어교육’은 모유와도 같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면역력, 엄마와의 스킨십, 내 아이만을 위한 맞춤 영양은 아무리 좋은 분유라 해도 모유를 따라올 수 없습니다. ‘엄마표 영어교육’이 그렇습니다. 엄마와의 교감 속에서 내 아이만을 위한 맞춤교육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면서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는 근력도 키워 줍니다. --- p. 5
물론 엄마표도 온전한 자기주도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시작은 엄마표이나 마지막은 자기주도!’ 이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아기가 이유식을 어떻게 시작했는지 기억해 보세요. 처음부터 밥을 먹이는 엄마는 없을 거예요. 처음에는 덩어리라고 불릴 만한 것이 없을 정도로 아주 묽은 미음을 먹입니다. 그러다가 조금씩 물의 비율을 줄여 나가지요. 더불어 여러 가지 재료를 알게 모르게 섞어 넣습니다.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 아이는 점차 된밥도, 다져진 반찬도 먹을 수 있는 아이로 자라게 됩니다. 이렇듯 계획적이면서도 자연스럽게 자기주도 학습으로의 이유식을 시작하는 거예요. --- p. 37
엄마표는 사교육의 반대말일까요? 가운데 금 그어 놓고 서로 넘어 오면 안 되는 유치한 게임일까요? 저는 적절한 시기에 꼭 필요한 사교육을 이용하는 것은 오히려 지혜로운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진정한 엄마표의 고수는 치고 빠지는 전략을 기가 막히게 잘 짭니다. 그러나 사교육을 받지 않고는 우수한 학생이 될 수 없을 거라는 불안감에, 주변에서 다 한다는 이유로, 개인적인 노력도 없이 무조건 사교육 시장을 찾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교육 그 자체가 아니라 사교육을 영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이니까요. --- p. 67
아이들은 원래 무언가를 깨우쳐 갈 때 희열을 느끼고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마련입니다. 그러니 딱 한 걸음만 ‘뒤에서’ 따라가세요. 아이의 뒷모습에서 흥에 겨워 들썩이는 어깨를 볼 수 있다면 당신은 참 좋은 엄마입니다. --- p. 119
만약 리더스의 단계를 올리거나 리더스에서 챕터북으로 넘어갈 때 아이가 힘들어 한다면 이런 시도를 해보세요. 첫째, 작은 선물을 주는 등 일시적인 당근을 걸거나 당분간 같이 읽어 줍니다. 턱이 높으니 끌어올려주는 것입니다. 둘째, 읽어야 하는 양이나 시간을 일시적으로 줄여 느긋하고 편안하게 읽도록 해 줍니다. 힘든 일을 하면 시간이 무척 더디게 느껴지잖아요. 그러한 체감 시간을 이해해 주는 것입니다. 셋째, 그래도 힘들어하면 미련 없이 다시 아래 레벨로 돌아갑니다. 아직 더 많은 내공이 필요하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레벨은 낑낑거리며 올리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올라가야 하는 것입니다. --- p. 159
“아이고, 너도 나도 못할 짓이다!”, “다 때려치워!”, “너한테 들인 시간과 돈이 아깝다!”, “다시는 너랑 영어 안 해!” 하며 모든 것을 놓아 버리면 새로 시작해야 할 때 안 좋았던 기억이 떠올라 괴로울 수도, 적응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영어 자체를 완전히 끊지는 마세요. 아이가 영어를 거부했던 진짜 이유는 영어 자체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영어를 하면서 받았던 강압과 낮아진 자존감, 시간에 쫓기는 생활 등에 대한 거부감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 p. 172
아이에게 영어책을 읽어 주다가 어느 순간 머리가 찌릿하면서 입술을 잘근 깨무는 일이 생길 거예요. 진작 영어 공부 좀 할 걸…. 그리고 이제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엄마들 역시 아이들처럼 억지로 끌어다가 물을 먹일 수 없어요. 아이 때문에 영어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 스트레스라면 강하게 권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해야겠다는 강렬한 욕구가 있는데 방법을 몰라서 못 한다면 그건 안타까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