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릴 적부터 우리말과 우리글을 배워 왔습니다. 우리가 배우는 말과 글은 글자와 쓰임, 읽고 쓰는 표현 활동, 문학 등을 아우릅니다. 이 가운데 문학은 우리에게 소중한 가르침을 줍니다. 문학을 통해 우리말과 글이 지닌 아름다움을 배우고, 나아가 인간의 다양한 삶을 이해하게 됩니다.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는 새로 바뀐 23종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실린 문학 작품 가운데 여러분이 꼭 읽었으면 좋을 작품을 분야별로 모은 시리즈입니다. 작품 읽기는 국어 실력의 기초를 다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23종 교과서에 실린 시와 소설, 수필 수백 편을 꼼꼼하게 읽은 뒤에, 다시 전국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들께 의견을 여쭈었습니다. 그렇게 모인 작품을 몇 가지 기준으로 따져 묶었습니다.
먼저 중학교 1학년 수준에서 스스로 읽어 재미있고, 감동을 맛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어른들이 마구잡이로 고른 작품이 아니라, 중학교 1학년 눈높이를 헤아려서 고른 작품이라고 자부합니다. 아울러 '2007 개정 교육 과정'에서 제시한 시, 소설, 수필의 교육 과정 목표를 염두에 두고 작품을 살펴보았습니다. 시는 정서와 이미지, 운율을 중심으로, 소설은 심리와 갈등, 정서와 분위기, 역사적 상황이라는 주제로, 수필은 나와 가족, 사회와 자연, 여행기와 전기, 고전 작품으로 나누어 묶었습니다.
또한 시, 소설, 수필 갈래마다 작품을 읽은 뒤에 내용을 확인하거나 재미있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 보는 활동을 마련했습니다. 이 활동은 문학 작품의 재미와 감동을 확인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또한 혼자 힘으로 문학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무엇보다 이 시리즈를 통해 여러분 스스로 문학의 즐거움을 깨우치기 바랍니다. 한 편의 시, 소설, 수필을 읽는 일이 다른 무엇보다 자기 삶에 큰 깨달음을 주며, 곱씹어 볼수록 소중한 경험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만날 스물세 종류의 교과서를 바라봅니다. 재미있고 신나게 읽을 만한 좋은 글들이 많이 보이지만, 혹시나 고등학교 선배들처럼 밑줄 가득한 학습지로, 원래의 모양을 알 수 없는 으깬 요리로 만들어 버리는 건 아닐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이 책을 엮기 위해 23종 교과서에 실린 시를 여러 번 읽으며 작품 선정에 고심을 거듭하였습니다. 교과서의 주 제시문으로 실린 시들에 좀 더 비중을 두면서도 쉽고 재미난 시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먼저 각 교과서에서 꼭 읽어 보았으면 하는 시 45편을 골랐습니다. 이어서 이 시를 좋아하게 될 이유가 무엇인지 떠올려 보고, 함께 읽으면 좋을 짝꿍 시 45편을 더 뽑아 그 곁에 두었습니다. 교과서에 없는 시도 세 편 넣었습니다. 이런 엮어 읽기 방식이 이 책의 특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지요. 시를 읽는 여러분 곁에서 살며시 감상을 거드는 것도 엮은이의 몫이라고 생각되어 세 분의 선생님이 도움글을 붙였습니다.
이 책에서 시를 만나는 여러분들께 재미있는 마음의 방을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그곳은 어찌 보면 학교를 닮았고, 언뜻 공원을 떠오르게도 합니다. 이제 여러분을 생활 속의 유쾌한 공간인 도서관, 미술관, 음악실, 동물원, 식물원, 박물관으로 안내합니다. 도서관은 시를 통해 책 속의 이야기와 인물, 아름다운 구절 등을 만나게 해 줍니다. 미술관은 이미지를, 음악실은 운율을 만나게 하지요.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이 숨 쉬고 있는 식물원과 동물원에서 시를 읽으며 산책을 합니다. 시간의 더께가 앉은 박물관에서는 시를 통해 우리의 역사를 읽는 방법을 배우게 되지요. 우리의 생활과 친숙한 이러한 방에서 다양한 시들을 맛볼 수 있게 하는 것, 이 책이 지닌 또 하나의 특징입니다.
빗속을 달리는 여러분의 숨 가쁜 발걸음에는 뜨거운 설렘이 있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쓰지 않은 연습장의 여백처럼 여러분의 마음에는 아름다운 빈 칸이 가득합니다. 눈썹을 모아 길잡이와 활동을 풀기보다는 여기 모인 시들이 떠드는 소리를 들으며 숨 가쁜 종종걸음으로 뛰어다녔으면 합니다. 바람처럼 책 속에서 상상의 뜀박질을 하는 여러분의 표정에 흐뭇한 설렘이 그려지기를 기대합니다.
--- 머리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