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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크 아웃

[ EPUB ]
유제희 | 동아 | 2017년 03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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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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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7년 0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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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0.81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6.6만자, 약 5.4만 단어, A4 약 104쪽?
ISBN13 97911265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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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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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 : 피터팬과웬디
별자리 : 사수좌
혈액형 : B형
여행이 좋고, 음악이 좋고, 사람이 좋다.
현재 로망띠끄에서 다정다감 연재 중.
앞으로 연재할 수많은 소설들이 노트에서 잠자고 있음.


대표저서
『그놈과의 전쟁』 『스위트 허니』 『위험한 하숙생』
『내겐 너무 특별한 그대』 『개와 고양이의 진실』 출간예정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좀 전에 그 여자하고 정말 사귀는 사이에요?”
예반은 그 질문을 하며 자신이 조금 긴장했음을 깨달았다.
해신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조금의 흔들림도 없는 눈빛이 그녀를 향하고 있었다.
그 시선을 마주보는 게 생각보다 더 떨린다는 사실에 예반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좋아한다는 것을 인정하고부터 그 감정은 이미 그녀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렸다.
“그건 왜요?”
해신이 비에 젖은 예반의 모습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가게 안에 수건이 없었던 것이다.
“꽤 중요한 문제거든요.”
입 안이 바싹바싹 타는 걸 느끼며 예반이 대꾸했다.
해신의 고요한 눈동자 속에 자신의 모습이 비쳤다. 초조함에 손끝이 떨렸다. 그런 걸 왜 묻는 거냐고 하면 어쩌지? 막상 일을 벌였기에 뒤늦게 덜컥 심장이 내려앉았다.
“여동생이에요.”
“진짜 여동생? 그때 애인이라고 그랬잖아요?”
예반은 자신도 모르게 미심쩍은 얼굴로 되물었다.
“그 녀석이 장난친 거예요.”
해신이 황당하다는 얼굴로 예반을 보다가 다시 대답했다.
“하.”
예반은 자신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해신은 그런 예반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을 똑바로 응시하는 눈동자에 해신은 자신도 모르게 여동생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자 순식간에 긴장이 풀어져 버린 그녀의 표정이 꽤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타인이 쉽게 접근하기 힘든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새침하고 도도한 이미지라는 게 지연의 설명이었지만 해신은 그녀에게서 조금 다른 느낌을 받곤 했다. 태연한 표정을 가장하고 있지만, 이상하게 해신에겐 그녀의 감정들이 선명하게 읽혔다. 어울리지 않게 감정 표현이 솔직한 타입이었다. 그래서 자신이 그녀에게 눈길이 가는 건지도 몰랐다. 여태 자신의 주변에서 보기 힘든 타입이었기에 그로서도 그녀가 신경 쓰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건 왜 묻는 겁니까?”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예반이 움찔했다. 아, 뭐라고 하지? 갑작스런 질문에 예반은 눈동자를 굴렸다. 마치 고백을 처음 하는 여고생이 되어버린 느낌이었다. 악, 이게 뭐야, 대체? 남자 앞에서 긴장하는 차예반이라니.
해신은 예반이 또다시 갈등하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한동안의 갈등을 끝낸 후, 예반이 고개를 들어 해신과 눈을 마주쳤다. 그 눈동자엔 혼란이 걷히고, 뭔가 결정을 내린 사람 특유의 단호함이 엿보였다.
“내가 그쪽 좋아하는 것 같거든요.”
“…….”
해신은 고백을 받은 사람이 흔히 보이는 반응이 아닌 침묵으로 예반을 신경 쓰이게 만들었다. 사람이 이런 말을 하는데 당황하는 척이라도 해야 되는 거 아냐? 이것마저도 이 남자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의 고백을 들었으면 최소한 뭐라고 대답은 해줘야 되는 거 아닌가?”
예반이 투덜거리자 그 모습을 보며 해신은 피식 웃었다. 답지 않게 투덜대는 그녀의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던 것이다.
해신이 웃는 모습을 본 예반이 발끈했다.
“뭐예요, 지금 남의 고백 듣고 비웃는 거예요?”
“무슨 대답을 듣길 바라는 겁니까?”
해신이 나른한 목소리로 물었다. 세찬 빗소리에도 그의 목소리만 유독 잘 들려서 예반은 괜히 투덜댔다.
“질문은 내가 먼저 했어요.”
“비웃은 건 아니에요. 조금 뜻밖이라서.”
예반의 눈이 커졌다. 뜻밖이라고? 대체 뭐가?
“내가 그쪽한테 관심 있다는 거 눈치 못 챘어요? 매일같이 커피 사러 왔잖아요!”
예반은 갑자기 조금 억울해졌다. 여태 자신이 이 가게를 찾아온 게 몇 번인데. 그것도 10분이 한 시간 같은 아침 시간까지 할애해가며 부득불 여길 찾아왔었다.
“습관적으로 커피를 찾는 사람들이 꽤 많아서요.”
해신의 대답에 예반은 맥이 탁 풀리고 말았다.
“그럼,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알아요!”
예반이 투덜대며 말했다. 단 한 번도 누군가에게 고백하며 이런 상황이 될 거라곤 생각도 못해봤다. 이상하게 해신의 대답이 자신의 신경을 팍팍 긁어대고 있었다. 그에 예반은 머리로 냉정하게 판단하기에 앞서 감정적으로 툭툭 받아치고 있었다. 분명 곱게 오가는 대화가 아니었음에도 분위기가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게 신기하다면 신기했다. 자신이 해신과 이렇게 편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게 조금 뜻밖이긴 했다. 이 남자가 이런 식으로 받아쳐 올 줄은 미처 몰랐던 것이다.
“나하고 놀고 싶어요?”
느닷없이 나온 해신의 말에 예반은 깜짝 놀랐다.
남의 가슴에 돌을 던지고도, 정작 그 당사자는 담담한 얼굴이었다. 그 말을 자신이 한 게 아닌 것처럼.
“……방금, 뭐라 그랬어요?”
“나랑 놀고 싶은 거냐고 물었어요.”
또다시 머리가 띵하고 울려왔다. 대체 이 남자, 누구야?
그는 여태까지와는 완벽하게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해신의 입가에 비스듬히 걸린 웃음은, 그를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카운터를 마주한 채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해신이 자신의 말은 다 끝냈다는 듯 예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예반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성이 아닌 감정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도전적으로 해신의 눈을 마주보았다.
“놀고 싶다고 하면, 나랑 놀 거예요?”
해신의 눈빛이 한순간 흔들렸다.
“그러길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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