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의 크기는 무엇을 기준으로 쟀을까? 피라미드 중에서 가장 큰 쿠푸왕의 피라미드는 높이가 146.5m, 한 변의 길이가 230m나 돼. 정말 어마어마하지? 이 피라미드의 크기를 당시 사람들은 얼마라고 불렀을까? 쿠푸왕의 피라미드 높이를 이집트 사람들은 280 로열큐빗이라고 했어. 여기서 큐빗은 ‘가운데 손가락 끝에서 팔꿈치까지의 길이’를 말하지. 이집트 사람들도 몸을 기준으로 삼아 단위를 만들었던 거야. 그런데 이 큐빗이라는 길이도 사람마다 다르잖아. 그래서 당시 이집트를 다스리던 파라오는 자신의 팔꿈치에서 가운데 손가락 끝까지의 길이에 손바닥 나비만큼의 길이를 더해 ‘로열큐빗’을 정했어. 그리고 왕궁의 화강암에 로열큐빗 마스터를 새겨 놓았지. 공사 감독관들은 매월 보름달이 뜨는 날에 왕궁에 와서 자기가 쓰던 자와 로열큐빗 마스터를 비교해서 항상 같은 단위를 썼다고 해. --- pp.19~20
단위가 맞지 않아 일어난 폭발 1999년 9월의 어느 날이었어. 미국 항공우주국(NASA) 화성 탐사선 조종실에는 긴장감이 감돌았지. 7개월 전에 쏘아 올린 화성 기후 탐사선이 오랜 우주여행 끝에 화성 근처에 도착했거든. 드디어 탐사선을 화성 궤도에 진입시키는 날이야. …… 계산대로라면 이쯤에서 로켓에 점화를 하고 궤도 비행에 들어가야 하는데, 탐사선이 빠르게 화성에 끌려가고 있는 거야. 어느새 화성 대기와의 마찰이 커져서 탐사선에 불이 붙었어. 이윽고 폭발이 일어나 탐사선은 화성 대기 속으로 산산이 흩어지고 말았지. 1천억 원짜리 탐사선이 수년간에 걸친 과학자들의 노력과 함께 연기 속으로 사라져 버린 순간이었어. 나사는 곧바로 조사에 착수했어. 모든 것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사고의 원인은 로켓을 만든 미국의 록히드마틴사가 점화 데이터를 야드 단위로 입력한 데 있었음이 밝혀졌어. 1야드는 0.91m지. 그런데 나사의 과학자들은 야드를 미터로 착각해서 계산했던 거야. 그래서 탐사선이 예상보다 화성에 더 가까이 접근했고, 미처 로켓에 점화하기도 전에 화성의 인력에 끌려 추락하고 만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