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떨어지면 용돈 줄일 거야 흔히 아이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 부모는 적당한 긴장감을 부여한다. ‘성적이 못 나오면 ○○ 안 사줄 거야, 숙제 끝마치지 않으면 놀이동산에 안 데리고 갈 거야’ 등 처벌을 통해 아이를 움직이는 방식은 부모가 손쉽게 사용하는 훈육법이다. 용돈을 줄이거나, 야단을 맞거나, 기대하던 계획이 취소되는 등 아이 본인이 바라지 않는 일이 생기지 않게 아이가 공부를 하리라 부모는 기대한다. 그런데 이러한 ‘채찍 훈육법’이 늘 효과를 보는 건 아니다. 날마다 게으름을 부리며 놀기만 하는 딸에게 “성적이 내려가면 벌금을 내야 한다면 어떡할래?”라고 물었더니 “그럼 돈 낼래.”라며 흔쾌히 지갑을 꺼내들어 아연실색한 적이 있었다. 엄마의 공부 타령을 피할 수만 있다면 그깟 돈 몇 푼 따위아깝지 않다고 여긴 것이다. 딸에게 시원하게 한 방 먹고 말았다. --- p.33
베끼면 안 돼 숙제를 통째로 베끼는 행위는 물론 좋지 않다. 그렇지만 비난과 질책을 퍼붓는다고 문제가 해결될까? 아이는 기분이 상하고 더욱 교묘하게 베끼거나 아예 숙제를 회피해버릴 수 있다. 어느 도 부모가 바라는 결과는 아닐 것이다. 아이는 숙제를 해야 한다는 마음이 있는데 그게 잘 안 돼서 부적절한 방법을 썼다. 숙제를 할 마음이 없다면 애당초 베끼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아이의 이러한 마음을 먼저 읽어줘야 한다. --- p.86
하라는 대로 해 아이는 아무리 어려도 자기 마음대로 해보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다. 그런데 ‘아직 일러, 엄마가 하라는 대로만 해’라며 아이의 의견을 묵살하면 단기적으로는 바른 생활 어린이가 될지 몰라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자라지 않는다. 아이를 너무 사랑하고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나온 행동이 결국 아이를 망치는 셈이다. 언제까지나 아이를 엄마의 울타리 안에 가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이가 자라면 엄마 품을 벗어난다. 그게 자연의 이치다. 혹시 아이가 하는 일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엄마라면 언제까지나 품 안의 자식으로 키우고 싶다는 이기적인 욕심이 자리 잡고 있지는 않은지 냉정하게 되돌아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