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령은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그림책’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역서로는 공동으로 번역·출간한 ≪러시아 여성의 눈≫, ≪러시아 추리 작가 10인 단편선≫이 있다. 논문으로는 <지배 이데올로기와 영웅서사시 브일리나>, <Comparative Analysis of Korean Folktale The wonderful Serpent Bridegroom and Russian The Feather of Finist the Falcon of the Type Cupid and Psyche>, <소비에트 제국 이데올로기의 토착화를 위한 아동문학의 역할: 20?30년대 그림책과 포토몽타주를 중심으로> 등이 있다.
바루치가 순록들에게 말했다. “왜 너희는 강을 건너가니? 왜 신발을 적시지?” 바루치는 칼을 잡고 살아 있는 순록 열 마리에게서 모든 가죽을 벗겼다. 순록들에게 말했다. “이제 강을 맨발로 걸어가, 신발이 젖지 않을 거야.” 저녁에 형이 돌아왔다. 바루치가 말했다. “형의 순록들은 왜 그렇게 바보 같이 아무것도 모르죠?” 형이 말했다. “순록들이 뭘 이해 못 한다는 거야? 순록은 먹이기만 하면 돼.” “아무것도 몰라요. 순록들이 강을 건너는데 부츠를 적시는 거예요.” 형이 말했다. “어떤 부츠? 순록들은 부츠를 신지 않아.” “발에 신고 있던데, 그들이 신은 건 뭐예요?” “그들은 부츠를 신지 않아, 가죽이야.” “그들의 부츠를 모두 제가 벗겼어요. 강을 건너는데 부츠가 젖지 않도록.” “너, 바루치, 왜 순록들을 그렇게 만든 거야? 순록들이 죽었을 거야. 왜 가죽을 벗긴 거지?” 바루치가 말했다. “전 그게 부츠라고 생각했어요. 부츠가 젖을까 봐 안타까웠어요. 가죽인지 몰랐어요.” 가죽이 벗겨진 순록은 모두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