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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시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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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시작해

: 개그맨 김영철 톡톡 튀는 도전기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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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2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436g | 153*224*20mm
ISBN13 9788947528993
ISBN10 8947528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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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개그와 좋은 시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 둘 모두 ‘뼈저린 공감대’를 만드는 일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누구를 웃기거나 울리거나 위로하는 일은 공통으로 그 사람의 마음을 만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2002년 월드컵 기간에 유행했던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슬로건이나 ‘생각대로 하면 되고~’처럼 꿈과 희망에 관련된 말들은 사실 우리 주변에 너무나도 많이 널려 있다. 문제는 꿈만 꾼다고 해서 혹은 언젠가는 이루어지겠지 하며 막연히 기도만 한다고 해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직접 실행으로 옮겨야 한다. 상상이 아닌 현실로 말이다. ---pp.27~28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여행은 풍족하고 여유로울 때보다 지치고 힘들 때 떠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크 초콜릿처럼 쌉쌀하면서도 달콤한 맛이랄까? 예전부터 난 공항이나 터미널 같은 장소를 유난히 좋아했다. 떠나는 사람과 도착하는 사람, 그들을 배웅하거나 기다리는 사람들이 한데 몰려 있는 곳. 느끼고 생각하고 또 반성하고 후회하고 변화하고 실천한다면 이곳도 내겐 배움의 장이다. ---p.60

젊은 나이에 하는 대부분의 걱정은 사실 걱정이 아니라 고민에 가깝다. 가족, 경제력, 연애와 사랑 등 여러 가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일, 또 더러는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몰라 머리가 아파지는 일…. 젊은 시절에 이러한 혼란과 맞닥뜨리는 것은 어쩌면 소중하고 다행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해도 좋겠다. 지나치게 낙담해서 포기하고 그 자리에 멈춰버리는 것이 아니라 내 고민이 가는 대로 마음과 몸을 움직일 수 있다면, 꼭 나쁜 경험만은 아니다. 자신을 너무 멀리 가도록 방치하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 그것은 돈 없고 눈치 없는 젊은 나이에 누릴 수 있는 특권이기도 하다. ---p.80

신동엽 선배와 대화를 나누다가 지적을 받는 일에도 권한과 권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람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지적을 해주는 선배는 점점 사라지기 마련인데 나에게는 그런 선배가 많은 것 같으니 행운아라 생각하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단지 내가 성격이 좋다는 이유로 혹은 진심이 담기지 않은 지적을 받을 때는 거부하라고 말했다. 그런 이들에게 지적받을 권리를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중략) 하루는 일이 풀리지 않아 조금 시무룩해 있는데, 신동엽 선배가 다정하게 말을 건넸다. “영철아 너는 너만 지치지 않으면 된다. 방송 큐 사인이 들어와도 이야기하고, 큐 사인 이전에도 이야기하고, 그 후에도 이야기하는 연예인은 너밖에 없잖아. 다들 카메라가 멈추면 표정도 멈추는데 너만 안 그러잖아. 그리고 기본적으로 코미디언은 말로 웃겨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너는 전무후무한 캐릭터가 될 거야. 너는 같은 말을 여섯 번이나 할 수 있는 멋진 능력을 갖췄잖아.” ---pp.136~137

누구나 무언가를 하기에 앞서서 이 방법이 좋은지 저 방법이 좋은지 갈림길에 서게 된다. 여러 가지를 시도하는 건 좋다. 하지만 무엇이 됐든 일단 해놓고, 조금이라도 좋아지면 그때 또 따져보자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 같다. 문법을 얼마간 공부하고 학원에 갈 거라는, 본인도 믿기 힘든 계획은 애당초 세우지 않는 것이 좋다. 문법도, 어휘도, 말하기도 어떤 정해진 기간에 공부해서 끝낼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난 부딪히면서 해야 한다고 믿는다. (중략) 영어를 배우는 데 뭘 먼저 해야 한다고 정해놓은 건 없다. 알고 보면 세상 모든 일이 그렇다. 밥을 먼저 뜨고 국을 먹어야 한다는 법도 없다. 씻고 자든 일어나서 씻고 나오든 그것도 정해져 있지 않다. 샴푸와 린스를 동시에 해도 되는지 안 물어봐도 된다.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 그러니 “문법이랑 회화랑 같이 해도 돼요?”라는 질문에는 “알아서 해”라는 게 내 답변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단어 다 외우고 문법 다 본 다음에 학원에 가야 한다는 룰은 없으니 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지금 하자. ---pp.203~204

예능 프로그램을 해야 한다는 부담 섞인 슬럼프와 동시에 낯선 드라마 환경에서도 적응해야 했던 그 시절. 드라마 출연만 하면서 남는 모든 시간은 영어 학원에 다니면서 보냈다. 촬영 스케줄이 많이 잡히면 월수금 혹은 화목에 학원에 갔고, 스케줄이 드물 때는 매일 다녔다. 그렇게 학원에 다니면서 무료한 시간을 달랬다. 적어도 ‘난 왜 일이 없지? 시간이 너무 많아. 할 일이 왜 이렇게도 없지? 휴, 사는 게 재미없다’라는 마음은 가지지 않았다. 대신 ‘왜 내게 기회를 더 많이 주지 않지?’ 같은 불평과 불만은 조금 있었다. 하지만 기다리다 보면 기회는 반드시 올 것이라는 생각에 책도 보고 영어 단어도 외우고 부지런히 감각을 익히려고 노력했다. 코미디언이 드라마를 한다고 꼭 좋은 일만 일어나는 건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나쁜 일만 생기는 것도 아니다. 이동욱이라는 멋진 배우와 좋은 친구가 된 것은 그 드라마를 통해 내가 받은 값진 선물 중 하나다. 현재 강심장을 종횡무진 누비면서 예능에서도 진가를 드러내고 있는 그는, 내가 진행하는 라디오에도 나와주는 등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 이제는 나의 대표적인 개인기로 자리 잡은 김희애 선배 흉내도 그 드라마를 하면서 자연스레 발굴한 소재였다. 우울한 시절이 있더라도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온 힘으로 해나가노라면 선택지는 더 많아지기 마련이다. ---pp.214~215

늦었다는 것은 결코 없다. 일부 부모들은 아이의 영어 발음을 더 많이 꼬아보려고 어린 나이부터 때 이른 영어 교육을 시키지만 나는 서른이라는 나이에 시작했다. 또 내가 앞으로 수영을 배울 수도, 골프를 혹은 사진을 배울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적어도 나이가 드는 것은 두렵지 않다. 오히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내 모습이 더 좋아질 것이라 믿고 있다.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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