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신학대학과 동대학원을 졸업했고, 강원 오대산의 문암교회를 담임하며 목회를 시작했고, 육군 군종목사로 사역하며 보혜사교회를 창립, 봉헌하였고, 지금은 서울의 새소망교회를 섬기고 있다. 한국신학대학협의회에서 주관하는 공동박사과정(KAATS)에서 율곡과 헤겔을 주제로 학위논문을 썼고, 감신대 겸임교수, 강남대, 서울대, 한세대, 협성대 강사로 젊은이들에게 신학과 인문학을 가르쳤다. 주요 저서로 『목사님, 신학공부 어떻게 할까요』, 『동서종교의 만남과 그 미래』, 『성서로 만나는 중용의 세계』, 『성서로 만나는 노자의 세계』, 번역서로 『세계의 종교』 외 여러 책이 있다.
온통 ‘부자되세요’라는 말이 넘쳐흐르는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가다 보면, 우리네 또한 거추장스러운 나머지 의(義)는 까맣게 잊어버립니다. 그러나 천민자본주의 세상이 어떻게 끝을 맺는가 하는 것은, 바로 선진국에서 벌어졌던 금융위기 한복판에서의 신자유주의 불꽃놀이가 잘 보여줍니다. 그래서 인류 역사에서는 동과 서를 막론하고 수 천 년 전부터 분명하게 울려 퍼지는 쩌렁쩌렁한 가르침이 있으니, 바로 『맹자』이고 성서의 말씀입니다. --- p.20
백성들과 함께 즐기지 못하고, 백성들과 함께 누리지 못하는 왕권은 그야말로 모래위에 집을 짓는 것처럼 덧없이 스러져 버리게 마련입니다. 하늘 아래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동이나 서를 나눌 필요도 없거니와, 수 천년 전이나 오늘날이 한결같습니다. 바로 이것이 아옹다옹 투닥거리는 인간들이 모여사는 곳에서는 언제나 하늘의 진리가 똑같이 울려퍼지는 까닭입니다. --- p.38
만장에서는 구체적으로 공자의 입을 빌려 ‘요순은 물려주고 하은주는 이어받으니, 모두 한가지이다.’라는 명제를 내세웁니다. 다시 말해 맹자가 말하는 천명의 세계에서는, 하늘의 뜻을 따르는 것과 백성들이 군주를 선택하는 것이 서로 나누어지지 않습니다. 하늘의 뜻이 바로 백성이 선택하는 바와 맞아 떨어지면서 일어나는 것이 역사의 정한 이치라는 겁니다. 이에 따라 요순의 경우처럼 어진 자에게 물려주기도 하고, 또한 감당할 만하면 마땅한 자식에게 왕위가 돌아가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하늘이 뜻하는 바와 백성들이 모이는 것은 자연스레 하나가 됩니다.--- p.146
인간 본성에 대한 이중적 긴장관계가 두 전통에서 똑같이 다루어진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합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모두가 보편적으로 동일한 문제의식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이지요. 그러므로 성서나 맹자의 가르침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의 삶에서 서로가 그리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아울러 오늘날에도 해결해야 할 숙제 또한 여전합니다. 비록 다른 언어의 형태와 다른 설화 내지는 다른 문화의 옷을 입고 그림자처럼 따라다닐 뿐이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