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푸레나무로 때려 농민의 토지를 빼앗은 권문세족 당시 권세가였던 임견미(任堅味)와 이인임(李仁任) 등이 좋은 토지를 가진 어떤 농민에게 자기 노비들을 보내 물푸레나무로 때려서 토지를 빼앗았다. 이때 빼앗긴 농민은 그 위세에 눌려 그만 국가가 발급한 토지문서를 갖고서도 “이것이 내 토지다.”라고 감히 변명을 못하였다. 그래서 당시 사람들은 이런 폭력적인 방법으로 토지를 빼앗아 만든 문서를 수정목공문(水精木公文), 즉 물푸레나무공문이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권세가들이 정치적인 권력을 이용해 폭력을 행사하면서 불법적인 방법으로 토지를 빼앗아 농장을 확대해 나갔다는 사실을 이 수정목공문의 예에서 잘 알 수 있다.
세조의 쿠데타, 어떻게 볼까? 우리는 세조의 쿠데타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왕권 강화책을 펴고 조선 전기의 지배체제를 정비하는 등 통치효과적인 측면을 중시한다면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러나 쿠데타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많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그 시대에 통용되는 도덕규범이 있는데, 세조는 그 규범을 정면으로 어겼기 때문이다. 어떤 식으로든 정권을 잡아서 잘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 하는 것이 옳은지, 아니면 설사 정권은 못 잡더라도 도덕규범을 지켜가는 것이 옳은지 판단하기는 매우 힘들다. 실제로 사람들에 따라 역사적인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쿠데타 자체가 합리화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자본주의 맹아가 싹튼 조선 후기 지금도 한국과 일본은 친일파니 위안부니 하면서 일제 강점기가 남긴 숙제들을 가지고 갑론을박하고 있다. 일본인들이 주장하는 것 가운데 대표적인 하나가 자신들이 식민통치를 함으로써 비로소 우리나라가 자본주의화·근대화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까지 살펴본 것처럼 우리나라도 이미 조선 후기에 자본주의 맹아가 싹터 있었다. 만약 일제의 식민지가 되지 않았더라면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자본주의를 추동하는 외재적 계기들을 수용하면서 훨씬 더 건강한 자본주의 국가를 만드는 데 당당히 성공했으리라 믿는다.
조선의 마피아, 왈짜 왈짜는 조선 말기 서울 뒷골목의 문화를 이끌었다. 폭력과 수탈, 유흥과 돈으로 얽혀 있는 통속화된 문화였다. 이런 왈짜 문화는 한계가 있었다. 무엇보다 모방성과 그로 인한 창조성의 결핍이었다. 그들의 문화는 ‘상투적’, ‘매너리즘’이란 말이 어울리는 그런 모습에 그쳤다. 이런 모방성은 그들의 존재 자체가 의존적?기생적이라는 데서 왔다. 이처럼 19세기에 오면 왈짜의 패거리 문화가 서울을 전면 장악해 버린다.
‘역사소비시대’는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되었지만 정작 역사학계에서 이 현상을 정확히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한 학자는 이제껏 없었던 듯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역사를 소비하는가? 그것이 우리의 역사 인식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의미 있는 질문에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최선의 해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중들의 건전한 역사의식 형성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영우(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역사학자,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올바른 역사인식이 절실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저자 역시 지적했듯 ‘새는 좌·우의 두 날개로 날아야 한다.’는 말이 실감나는 때입니다. 정치 과잉에서 벗어나 좌·우의 진영논리를 넘어 균형 있는 시각에서 바람직한 한국사의 답을 찾고 있는 이 책이 많은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기를 바랍니다. 독서계에도 크게 기여하는 작품이 되리라 믿습니다. -이태진(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
《닭목을 비틀면 새벽은 안 온다》라는 제 작품이 있습니다. 그 말은 어디까지나 역설이었지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역사의 주인공임을 인식할 때 역사는 결코 민중을 배반하지 않습니다. 《한국사 속의 한국사》, 이 책 또한 내가 역사의 주인공임을 일깨워 주는 책입니다. 과거의 역사를 발판 삼아 역사의 주인공으로서 오늘을 살며, 바람직한 미래를 창조해 나가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많이 알려져 많이 읽히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허영만(만화가)
최근 많은 분들이 역사전공자도 아닌 저에게 "어떻게 역사공부를 해야 하나요"라고 물어봅니다. 아마도 제가 진행하고 있는 KBS [역사저널 그날]이 역사 대중화에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다는 증거라 생각됩니다. 최근엔 가히 '역사소비시대'라 할 만큼 방송가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계도 역사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쏟아지는 영상, 활자 자료들 중 역사를 분석적이고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든든한 토대를 마련해 줄 [한국사 속의 한국사]! 오랜 내공으로 다져진 두 분의 역사학자가 독자들을 매력적인 인문학의 영역인 역사의 세계 속으로 이끌어 줄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