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S 의학, 동과 서

EBS 다큐 프라임

동서양 의학의 역사와 미래!

인류 역사와 문명의 중요한 순간에는 언제나 의학이 있었다. 생명을 추구하고 죽음과 고통으로부터 해방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었고, 본능에서 시작된 의학의 역사는 곧 인간의 문명사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한자의 기원으로 알려진 갑골문자 속 질병 기록에서부터 최근 시도되고 있는 통합의학까지 동서양 의학의 발전과 갈등의 역사를 인문학적 관점으로 바라보며 시대와 공간을 관통하는 진정한 의학의 의미에 대해 들여다본다.


1. 시선

전혀 접촉이 없었던 고대의 동양과 서양이 몸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는 많은 공통점을 보였다. 그리스의 체액은 중국의 기와 대응이 되고, 중국의 오행 역시 그리스의 4원소와 비교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서양의학은 해부에 초점을 맞추고, 동양의학은 생리학적 기능에 초점을 맞추면서 동서양 의학은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또다시 의학은 새로운 변화에 직면해 있다. 동과 서로 나뉜 채 발전했고, 만났고, 갈등했던 의학의 역사를 통해 대립이나 갈등이 아닌 통합이라는 새로운 시선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본다.


2. 고통

의학은 환자의 고통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려는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해부학 이후 현대의학은 약물과 수술로 고통의 원인을 제거해왔지만, 약물을 사용하는 치료법에는 부작용도 따랐다. 이에 동양의 전통의학 침술이 고통을 통제하는 대안적 치료법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현대의학 관점에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동양의학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고통을 없애는 것이 의학이라면 동양과 서양, 현대와 전통을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이다. 현대의학의 경계선 밖에 있는 고통을 통해 의학의 본질적 목적에 대해 생각해본다.


3. 의사

우리 몸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자연치유력을 중요시했던 동양의학의 전통은 환자를 이롭게 하기 위해 섭생법을 쓰겠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핵심과 맞닿는다. 또한, 당나라 시대의 명의 손사막이 쓴 천금방에서 의사의 덕을 강조한 구절은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겹치는 부분이다. 의사들은 동서양을 떠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철학으로 인간적인 가치를 추구해 왔다. 그러나 히포크라테스의 정신과는 다른 방향으로 발전해 온 현대의학 속에서 의사들이 공통적으로 다짐했던 의사정신을 되돌아보며 의사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본다.



### EBS 동양의학기행

EBS 다큐 프라임

역사와 문명은 늘 진보한다고 믿지만, 그 진보는 과거가 남긴 지혜와 지식이라는 자양분 속에서 성과를 발휘한다. 동양의학, 그것은 동양인이 삶 속에서 얻어낸 생존을 위한 치열한 투쟁의 흔적이며 지혜의 총량이다. 연구실이 아닌 삶의 현장 속에서 치료법을 찾아야만 했던 동양의학의 세계를 영상을 통해 만나보고, 동양인이 가졌던 생로병사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을 느껴본다.


1. 약사여래불의 미소, 티베트

수천 년을 이어온 티베트 의학의 신비

척박한 환경, 그 속에서 인간의 삶은 어떻게 이어져 올 수 있었을까? 티베트 고유의 전통의학이 오늘날까지 고스란히 전해진 것은 철저히 외부 세계로부터 고립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태어나고, 일하고, 병들고, 죽는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했기 때문에 마을마다 뛰어난 의술을 가진 사람이 있어야 했고, 사람들은 그들을 암치라 불렀다. 우르갼 릭젠과 텐진 쉐럽은 각 마을에서 이름난 암치로 사람들로부터 믿음과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들은 환자로부터 무엇인가를 받기보다는 자신이 가진 것을 주려고 하며 부처를 대하듯 환자를 대하는데, 이것은 불교신앙을 바탕에 두고 있는 티베트 전통의학의 영향이 크다. 대물림으로 얻어지는 지식과 대중을 구원한다는 종교적 신앙심이 결합한 히말라야에 남겨진 또 하나의 유산인 티베트 의학에 대해 알아본다.


2. 삼천묘약 팔백처방, 중국 묘족

은둔의 역사 속에 꽃 피운 묘족 의학의 신비

외부 세력에 쫓겨 산간으로 떠돌아 아시아의 집시라 불렸던 묘족. 그들의 특별한 자연환경은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수많은 약재를 만들어냈으나 선조가 문맹이었던 탓에 입에서 입으로 노래를 통해 의술의 명맥을 이어왔다. 외부 세계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묘족을 일컬어 천 년의 의사, 만 년의 의학이라고 부를 만큼 명성이 높다. 아버지 양푸린으로부터 의술을 전수받은 양광훙과 묘족 의사이면서 아들과 함께 약초꾼으로 사는 쨩웬썽. 그들은 묘족 의사를 뜻하는 묘의라 불렸으며 사람들은 병원에서 치료할 수 없다고 하거나 경제적 여력이 없어 병원조차 갈 수 없는 경우 그들을 찾아왔다. 순수하게 경험을 바탕으로 의사와 환자의 정성과 감사가 쌓이고 쌓여 오늘에 이른 한 편의 서사시이자, 전설처럼 수천 년을 이어온 묘족 의학에 대해 알아본다.


3. 기마민족의 전통의학, 몽골

초원에서 시작된 몽골 의학의 신비

광대하지만 고립된 삶을 사는 초원에서 늘 위험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던 유목민. 그들에 의해 시작된 몽골 전통의학은 오랜 초원 생활에서 얻어지는 경험적 치료법으로 때로 놀랍도록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있기도 하다. 위가 건강해야 나머지 기관도 건강하다고 믿는 그들은 식생활에 특히 많은 신경을 쓰는데, 가축에서 공급받는 우유는 건강식이나 의약품으로 폭넓게 사용된다. 또, 몽골인들의 생활방식이 낳은 특유의 의술 사혈치료는 초원에서 가축을 치료할 때 나쁜 피를 뽑아내 몸 안의 독소를 해소하고, 혈액순환을 돕던 것을 사람에게 적용한 것으로 몽골 국립의과대학에서 시행할 만큼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초원에서 유목 생활을 하는 다쉬댄 대브 가족과 호르또 할머니를 통해 기마민족의 삶 속에서 전해오는 치유의 지혜 몽골 의학에 대해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