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일자 벌리기’만을 목적으로 한 책이라니 전대미문의 일이니까요. “정말로 책을 만드는 건가요”하고 되물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왕 만들 거라면 최고의 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뻣뻣한 몸이 콤플렉스인 이들에게 다리 일자 벌리기에 성공하면 느낄 수 있는 상쾌함과 기쁨이 얼마나 큰지, 일상의 움직임이 얼마나 부드러워지는지 느껴보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이 책에는 제가 고안해낸 방법을 더욱 개선해 4주면 다리를 일자로 벌리고 바닥에 상반신을 딱 붙일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이 담겨 있습니다.
니시노 스가코 72세 “70세부터 에이코 선생님의 요가교실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다리 벌리기조차 못했는데, 매일 동영상을 보면서 배운 대로 연습했더니 2개월 만에 다리를 일자로 벌릴 수 있게 됐습니다. 저도 깜짝 놀랐어요. 몸도 가벼워져서 계단을 오를 때도 숨이 차지 않아요. 허리둘레도 줄어서 전에 못 입었던 바지도 입을 수 있어요. 지금은 53세인 딸보다 훨씬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답니다.”
이치키 게이코 68세 “63세에 에이코 선생님의 요가교실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다리를 벌릴 순 있어도 상반신을 앞으로 숙이진 못했는데 지금은 완전히 바닥에 붙일 수 있어 친구들도 깜짝 놀라더군요. 덤으로 체중도 5킬로그램이나 줄었어요. 전에는 요통 때문에 병원에 다녔는데 지금은 통증을 거의 못 느낀답니다. 무릎관절도 아팠는데 요즘은 계단 오르내리기도 정말 편해졌어요.”
히라오카 아케미 66세 “6년 전부터 주 1회 레슨을 받고 있어요. 가족 모두 몸이 뻣뻣한데, 에이코 선생님 덕분에 저만 다리를 일자로 벌리고 상반신을 바닥에 딱 붙일 정도로 유연해졌어요. 혈액순환이 좋아진 걸 확실히 느낀답니다. 전에는 자기 전에 양말을 신고 이불을 여러 장 덮어도 발이 차서 잠들지 못했거든요. 이젠 몸이 따뜻해져서 이불 한 장만 덮어도 기분 좋게 잠들 수 있어요. 선생님께 정말 감사드려요”
“전에도 말했지만, 다리 일자 벌리기는 처음 시작할 때가 제일 힘들어. 그러니 일단 그걸 넘어서는 일만 생각하는 건 어때? 지금은 어쨌든 매일 계속하는 거야.”
“그런데 어떻게 해야 목표에 가까워지는지 좀체 감이 안 잡혀 힘들어요.”
“눈으로 확인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어요. 유연성 테스트나 앉은 자세에서 상반신 숙여 발목 잡기 같은 거. 기둥에 줄자를 붙여두고 스트레칭이 끝나면 숫자를 적어 그래프를 만드는 것도 좋고. 우메모토 씨는 그런 일 잘하죠”
“네, 맞아요!”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촬영해도 좋아요. 늘 같은 장소에서 스트레칭을 하며 같은 위치에서 찍어서 보면 같은 스트레칭을 해도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유연해진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오오바는 아들이 축구하는 모습을 촬영하는 캠코더가 있지 않았나?”
“다리가 일자로 벌어지지 않는 건, 대부분 고관절과 그 주변 근육이 굳어 있기 때문이에요. 두 분이 1주차에 했던 스트레칭은 우선 그런 굳은 부분을 풀어주는 동작이었어요. 꽤 힘들었죠”
“솔직히 말하면 죽는 줄 알았습니다.”
“아무리 해도 익숙해지질 않아 저도 몇 번이나 포기할 뻔했어요.”
“잘 알죠. 지금은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양 지도하고 있지만, 나도 원래 몸이 뻣뻣했어요.”
“선생님 말씀이 믿어지나? 하지만 사실이야. 선생님, 원조의 아름다운 동작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에이코 선생님은 옷을 갈아입은 뒤 다리 일자 벌리기 시범을 보였다.
“우와, 이 세상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데요”
“정말 아름다워요! 한 마리 새 같았어요. 다 같은 사람인데 어떻게 그런 동작이…….”
두 사람이 한숨 섞인 탄성을 지르자, 에이코 선생님이 일어나서 얘기를 시작했다.
“다리 일자 벌리기엔 아름답다거나 대단하다거나 하는 것 이상으로 여러 장점이 있어요. 예전에 호리 씨한테도 말했죠”
“네. 두 사람에게도 간단히 얘기했지만, 부디 선생님께서 직접 자세히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우선 체중 감량이에요. 스트레칭을 계속하면 몸이 유연해져서 기초대사율이 높아지거든요. 또 혈액순환도 잘 되고, 호리 씨처럼 안티에이징 효과도 기대할 수 있고요.”
“선배가 제 나이로 안 보이는 것도 다리 일자 벌리기 덕분이었군요!”
오오바는 이해한 것 같았다.
“우메모토 씨는 혹시 몸이 찬가요”
“네, 몸이 찬 편이에요. 겨울은 말할 것도 없고, 여름에도 회사가 냉방을 강하게 해서…… 그렇죠, 오오바 씨”
“혈액순환이 잘 되면 냉증도 개선되니까 올 여름은 오오바 씨랑 냉방 온도를 올리고 내리는 일로 언쟁하지 않고 지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선배에게 다리 일자 벌리기란 단순히 개인적인 콤플렉스 극복뿐 아니라 훨씬 소중한 의미가 있는 일이었군요. 드디어 저한테도 뭔가 보이기 시작한 것 같아요.”
“정말이에요. 부장님의 성공은 다리 일자 벌리기의 성공과 관계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우메모토가 자신 있어 하는 그녀의 분석력도 다시 돌아온 듯했다. 호리는 두 사람을 향해 돌아서서 천천히 얘기를 시작했다.
“압박감에 짓눌릴 것 같은 와중에 새로운 걸 받아들이는 일의 중요함과 강한 의지, 도전의식을 배웠지. 그 계기가 다리 일자 벌리기였어.”
두 사람은 호리의 진지한 눈빛에 조금 놀랐다.
“다리를 일자로 벌릴 수 있다는 건 그렇게 특별한 일은 아냐. 하지만 자네들이 그랬듯이 다리를 일자로 벌릴 수 있는 사람을 보면 대부분 놀라지. 내 생각엔 불가능에 도전하는 인간의 자세에 대한 존경심, 그런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반짝거림 때문인 것 같아.”
“선배는 어떻게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었어요”
“난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오직 내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만 생각하고 싶었어. 오사카에 부임한 일, 주변의 기대와 불안, 직원들의 시선, 경기 전망 따위와 상관없이 말이야. 그래서 다리 일자 벌리기를 계속할 수 있었던 것 같아.”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