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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딸 그래도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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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딸 그래도 엄마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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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2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510g | 148*215*30mm
ISBN13 9788998120252
ISBN10 8998120259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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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정영수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 후 방송국에서 다수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작했으며, 결혼 후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로 건너가 7년간 생활했다. 영국의 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문학 작품 번역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귀국 후 ‘글밥 아카데미’를 수료하고 ‘바른번역’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어나더 미』(책담), 『케빈의 고장난 거짓말』(책읽는곰), 『통통공은 어디에 쓰는 거예요?』, 『엄마를 나누기는 싫어요!』,(책속물고기), 『홀로코스트 마지막 기차 이야기』(솔빛길), 『아버지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이다), 『1984』(더클래식), 『어쩌면 나일지도 모르는 코끼리를 찾아서』(내인생의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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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은 딸이었을까 ? 얼마나 사랑하는지 엄마한테 말한 적이 있었나? 엄마가 나를 위해 해 준 모든 것들에 대해 내가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엄마는 알고 있을까 ? 내가 마흔한 해 동안 살아오면서 엄마를 위해 한 일은 뭘까? 엄마는 내가 엄마를 여성으로서, 엄마로서 얼마나 존경하고 흠모하는지 알까? 그런데 만약에 엄마가 모른다면 엄마에게 이런 사실을 알려 줄 시간이 아직 남아 있기는 한 걸까?
-16

온라인 서점의 진열대와 집 책장에는 육아 서적이 가득하지만, 엄마와 함께 보람 있고 고상하게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책은 거의 없다. 그 생각을 하면 할수록 나는 점점 더 엄마와 맺고 있는 관계를 되돌아보고 가능한 한 최고의 관계가 될 수 있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특히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에는 더더욱 필요하다. 많은 이들이 어려울 때 언제나 갈망하며 의지하는 사람, 지구 상에 다른 어느 누구보다 생명을 기르고 위로하며 때로는 귀찮게까지 하는 능력이 있는 여성은 단 한 사람, 좋든 싫든 바로 여러분의 엄마다. 그런 엄마와 딸이 말년에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지낼지 도움을 주는 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 p.23

당신이 아무런 후회 없이 엄마의 무덤 옆에 서 있을 수 있을지 상상해 보라. 아무런 후회가 남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당신이 엄마 무덤 옆에 서서 깊은 슬픔에 빠져 있을 때, 엄마와 함께 보낸 인생 마지막 장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자신할 수 있을지 상상해 보라.
--- p.24

내가 이야기를 한 뒤에 우리는 한 명씩 돌아가며 말했고 이후의 모든 모임도 이런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매브는 엄마와 좀 더 가까워지고 싶어 하면서도 엄마와 적당히 거리를 두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다고 했다. 우리는 소피로부터 엄마가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릴리의 이야기를 통해 자기애가 강한 엄마가 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캐시는 자기가 자기 엄마처럼 될까 봐 두렵다고 했다. 그레이스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엄마에 대해 이야기했다. 로이진은 자신이 엄마와 얼마나 가까운지 설명하면서 솔직히 딸로서는 실패했다는 고백을 했다. “엄마를 만나면 말을 아끼자고 계속 다짐하지만 늘 내 이야기만 너무 많이 해요. 엄마와 함께 있으면 늘 정신을 못 차려요.” 로이진이 웃으며 말했다.
--- p.54

친구들과 있을 때 전화가 울리면 친구들은 종종 전화를 받지 않는다. 그러면 나는 이렇게 말한다. “받아야 하는 전화면 받아.”, “아니야. 괜찮아. 그냥 엄마 전화야.” 이것이 일반적인 답변이다. “나중에 전화하면 돼.”, “그냥 엄마야.” 나는 가끔 그렇게 많은 엄마들이 어떻게 ‘그냥 ’ 이라는 위치에 이르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 p.72

내가 이 낯선 여성들에게 한 첫마디는 엄마가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말이었다. 나는 이 여성들이 처음부터 그 사실을 알고 내 이야기를 들어 주기를 원했다. 엄마는 친절하고 선한 사람이며 내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엄마가 끔찍하고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엄마가 엄마 역할을 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한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 p.80

엄마는 내가 이야기를 다 할 때까지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엄마는 귀를 기울여 주었고 적당히 맞장구도 쳐 주었으며 내 손을 꽉 잡아 주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이렇게 말했다. “얘야, 담배 한 대 더 피우렴.”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그 순간이 엄마에 대한 내 사랑과 나에 대한 엄마의 사랑을 압축적으로 보여 주는 순간이었다. 나는 그 순간 오랜 정서적 우울에서 빠져나왔다.
--- p.134

딸이 되는 일은 다른 일처럼 안 되면 두 손을 들고 포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딸의 역할을 잘하고 못하고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딸이라는 자리를 말하는 것이다. 역할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내가 엄마의 딸이라는 사실은 절대로 바뀌지 않는 사실이다. 아무리 원해도 그 자리에서 벗어날 방법도, 갈 곳도 없다.
--- p.287

내가 이 모임을 통해서 깨달은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엄마와 딸의 관계는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복잡하다는 것이다. 내가 확인한 것은 무엇인가? 엄마들은 매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믿게 된 사실은 무엇인가? 그것은 엄마의 역할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라는 것이다.
--- p.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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