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났다. 펜실베이니아 미술대학교, 드렉셀 대학교 등을 다니며 미술 공부를 했으며, 환상적이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일러스트로 널리 알려졌다. 195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주로 어린이 책의 삽화를 그리며 활동했고, 그린 책으로 『그림 형제 동화집』, 『신데렐라』, 『헨젤과 그레텔』, 『빨간 모자』, 『소공녀』 등이 있다.
역자 : 전하림
한국교원대학교 영어교육과와 호주 맥쿼리 통번역 대학원을 졸업한 뒤, 현재는 아동청소년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거인을 깨운 캐롤린다』, 『슐리만의 트로이 발굴기』, 『컷』, 『그리핀 선생 죽이기』, 『소공녀』 등이 있다.
단연코 사라가 가진 가장 큰 힘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능력이었다. 사라에게는 이야기가 아닌 것도 이야기처럼 말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사라가 가진 좋은 물건을 다 통틀어도 혹은 ‘대외용 학생’이라는 타이틀도, 그 힘보다는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 힘은 다른 아이들이 사라를 따르게 만들기도 했고, 반면에 라비니아 같은 아이들에게는 자기도 모르게 이야기에 매료되면서도 사라를 끝없이 질투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야기를 잘하는 아이와 함께 학교를 다녀 본 사람이라면 그 힘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잘 알 것이다.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뒤를 졸졸 쫓아다니면서 이야기를 해 달라고 조르는지.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주위에 모여들고 또 다들 얼마나 그 무리에 섞이길 희망하는지. 사라는 이야기를 잘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이야기해 주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 p.54
잠시 후 탁자에서 내려와 현실로 돌아왔을 때, 실제로는 변한 게 아무것도 없는 방이었는데도 사라는 로티에게 이전까지 자신도 몰랐던 다락방의 아름다움을 하나하나 집어서 얘기해 줄 수 있었다. “여긴 정말 작은 데다 모든 것 위에 올라와 있어서 꼭 나무 위 둥지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천장도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있는 게 정말 재미있지 않니? 있지, 방 저쪽 끝에서는 천장이 너무 낮아서 일어서면 머리가 닿아. 아침이 되면 침대에 누워 있어도 저절로 지붕 위 창문으로 하늘이 보이고. 마치 빛나는 네모난 천 조각 같다고 할까? 해가 나는 날에는 하늘에 조그만 분홍색 구름이 둥둥 떠다니는데, 팔을 뻗으면 그대로 손에 닿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리고 비가 올 때는 천장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마치 따뜻한 목소리로 나한테 말을 건네는 듯한 기분이 드는 거야. 그러다 밤이 되어서 별이 뜨면 자리에 누워서 저 창문 안에 별이 과연 몇 개나 들어갈까 세어 보는 거지. 너무 많아서 세는 데 한참 걸리겠지? 참, 저기 구석에 있는 앙증맞은 난로를 봐. 지금은 녹슬었지만 잘 닦아서 불을 피우면 정말 예쁠 것 같지 않아? 그렇지? 여긴 정말 작고 예쁜 방이야.” 사라는 로티의 손을 잡고 작은 방 안을 빙빙 돌며 곳곳마다 손짓을 하면서 아름답게 묘사해 주었다. 이제 로티의 눈에 보이는 다락방은 사라가 말하는 모습 그대로였다. 사라가 머릿속에 그려 주는 거라면 로티는 언제나 그대로 믿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