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것 세 가지

알아서 슬픈 것이 있다면
언젠가 그대가 날 떠날 거라는 겁니다
알면서 잡은 손 놓을 수 없는 것은
그대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몰라서 슬픈 것이 있다면
내 마음을 몰라주는 그대 때문입니다.
모르시는 줄 알며서도
잡은 손 놓을 수가 없는 것은
그대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 무엇보다도 슬픈 것이 있다면
사랑하면서도 사랑한다 말하지 못함입니다
떠나실 그대에게 사랑한다 말할 수 없는 것은
그대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병실을 나오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거리에는 추적추적 겨울비가 내렸습니다. 나는 계단에 주저 앉아 어머니의 야윈 모습을 자꾸 생각했습니다. 어머니는 세월속에 힘없이 쓰러지시고 몸속에 독버섯처럼 자라는 암세포 우리 남매를 힘겹게 길러내시고 이제야 그 은혜를 갚을려고 했는데하느님, 정말 나에게 이런 아픔을 주십니까이제 저는 지탱할 마지막 힘마저 없습니다. 어머니가 없는 이 세상은 제게 그냥 황무지 입니다. 이젠 당신을 내 기억의 오래된 정원에 그 그리운 육신을 모셔야 합니까 매일 매일 그리움으로 날을 지새워야 합니까.

무대위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문득 병석의 어머니 얼굴이 떠올라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사람에게 있어 산다는 것이란
저무는 해처럼 지는 때를 기다리는 것이라 하지만
병으로 힘든 어머니 생각에
갑자기 목이 메었습니다.

어머니는 목놓아 우시고
내 손을 꼭 잡고
그래 생이란 그렇게 쉽게 가는 것이 아니란다
병석의 어머니는
힘겨운 나를 오히려 토탁거렸습니다.
나는 그때 당신 때문에
뒤돌아 서서 울고 말았습니다.
나는 그제야 알았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은
그 어떤 것보다 강하다는 것을
생이란 어쩌면
꼭 한 번은 앓아야 할
아픔이 있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