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월, 당사 관리지원실장으로 재직하고 있을 때 김창수 군을 처음 만났다. 또 다른 10년을 준비하기 위해 본사 근무를 지원한 첫 대면에서 남다른 삶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10년 후의 모습이 당사의 팀장이나 임원이 아니라 자신의 고향 의령에서 군민들과 나누는 삶을 살겠다는 뚜렷한 삶의 목표에 평범한 인생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삶의 확고한 의지는 그것이 진실임을 하나씩 증명해주었다. 2006년 6월 사내 봉사 동호회를 만들어 나눔을 실천하고, 나눔의 의미를 홍보하고 있는 김창수 군의 삶에서 나눔으로 따뜻한 세상 만들기가 가능함을 느낄 수 있었다.
평범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은 세상과 나누며 소통하는 삶의 의미를 잘 알지 못한다. 그것은 자신의 삶에 부족함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았기에 타인의 삶에 부족함을 안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기에 그러하다. 또 다른 10년의 확고한 목표를 위해 꾸준하게 말없이, 그리고 쉼 없이 전진하는 김창수 군의 삶에서 부족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항상 긍정적인 사고로 불가능한 일을 가능함으로 만들어가는 솔선수범은 당사 전 직원들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했다. 삶의 고난이나 아픔이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할 때도 있었지만 김창수 군의 강한 긍정의 에너지 앞에서 그러한 생각은 존재 가치를 잃었다.
지난 5월, 희소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동생의 수술 및 간병을 위해 회사를 휴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휴직계를 제출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또한, 동생 수술 경과를 지켜본 후 동생의 몸과 비슷한 몸으로 살아가는 누나의 수술도 병행할 것이며, 수술비와 생활비 모두를 김창수 군이 책임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6,000명이 넘는 직원들의 사생활을 속속들이 알고 그들과 함께 정을 나누며 살고 싶었지만, 그것은 이상이며 희망이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김창수 군은 구김살 없이 항상 환한 미소를 간직하고 생활한 직원임을 잘 알기에 휴직계가 가져다준 충격은 쉽게 가시질 않았다. 눈물겨운 인생으로 살아왔을 지난 시간 따뜻한 말 한마디 못해준 것에 대한 아쉬움에 가슴 한편이 먹먹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조혈모세포 이식병동에 입원하여 어머니로부터 조혈모세포를 이식받고 퇴원하기까지 46일 동안의 눈물겨운 투병기인 《10년의 기다림》 원고를 읽으며 삶의 가치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각자의 삶의 가치에 따라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향해 쉼 없이 달려가며, 또한 좌절의 기로에서 포기와 선택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우리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경을 극복하고 삶의 희망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얼마나 더 오랜 시간 눈물겨운 인생을 살아야 희망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는 것이기에 절박한 현실에서 희망을 선택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인생의 진정한 가치는 ‘희망’을 선택하고, ‘희망’에 도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10년의 기다림》은 두 형제의 희망 이야기다. 《운명보다 강한 열정》으로 살아온 두 형제가 10년의 기다림으로 찾아낸 또 다른 10년을 위한 희망 이야기다. 이 책은 희소난치성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기필코 희망은 살아 있음을 강한 에너지로 전달해줄 것이다. 두 형제가 만들어 가는 희망 이야기는 삭막함이 더해가는 세상에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줄 것이고, 또한 세상은 변해도 가족 사랑의 진실은 변할 수 없음을 웅변해 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희망은 영원히 존재하는 삶의 진리임을 확신하고, 힘겨운 현실에 당당히 맞서 희망을 만끽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서종욱 ((주)대우건설 사장)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가 넘쳐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자극성이 강한 사랑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사랑에 목마른 세상 속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인간의 역사가 존재하는 한 사랑 이야기는 공존할 것이고 그 비중은 확대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그 흔한 남녀 간의 사랑이 사치스러울 정도로 절박한 삶을 살아 온 두 남자의 이야기다. 삶의 희망을 찾고자 서울대학교병원 조혈모세포 이식병동에 입원하여 46일 간의 눈물겨운 투병기의 주인공인 두 남자. 이 책의 주인공 두 남자는 대한민국 최고의 우애로 똘똘 뭉친 형제다.
10년 전 본원 혈액종양내과에서 두 형제를 처음 만났다. 희귀난치성 질환인 골수섬유화증을 앓고 있는 동생의 손을 잡고 병실에 들어선 두 형제. 지방의 대학병원에서 진료받은 기록과 방대한 양의 검사 결과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서류봉투를 건네며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었다. 꼼꼼히 정리된 서류를 통해 살고자 하는 두 형제의 강한 삶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골수섬유화증의 치료 방법은 조혈모세포 이식술이 최상의 방법이다. 하지만 그 당시 수술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니었다. 수술 방법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했고 최종 선택은 두 형제의 몫이었다.
10년의 세월이 지났다. 2011년 3월, 본원 암병원 혈액암센터 외래에서 두 형제를 다시 만났다.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간혹 의학적인 용어로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희귀난치성 질환인 골수섬유화증을 앓으면서 10년의 세월을 버텨오다가 지난 3월에 본원을 다시 찾아온 것이었다. 살고자 하는 삶에 대한 강한 열정과 형제간의 우애를 그대로 간직하고 다시 찾아온 두 형제는 조혈모세포 이식술을 선택했다. 지난 5월 기증자인 형제의 어머니로부터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았다. 골수섬유화증 치료를 위한 조혈모세포 이식술은 치료 사례가 적기 때문에 이식 과정이나 경과에 최선의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환자인 동생의 완쾌를 위해 환자의 형은 회사를 휴직하고 병간호에 전념했다. 입원 후 퇴원까지 46일 동안 두 형제가 보여준 살고자 하는 삶의 열정은 본원 조혈모세포 이식병동의 또 다른 희망이 되었다.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을 것이다. 지난 10년의 세월이 두 형제의 인생에 감당하기 힘든 과정이었을 것이다. 포기는 누구나 쉽게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희망을 지켜나가는 것은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쉬운 일이 아니다. 포기를 선택하지 않고 희망을 선택한 두 형제의 이야기는 그 과정이 결코 순탄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앞으로 살아갈 두 형제의 삶이 희망이라 단언할 수 없다. 하지만 두 형제에게는 희망이 있다. 그것은 살고자 하는 삶의 강한 열정이고 또한 뜨거운 형제의 우애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투병 중인 환자와 가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다. 자신이 희망을 버리지 않는 한 결코 희망은 자신을 버리지 않음을 일깨워줄 것이다.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희망을 준비한다면 반드시 희망을 찾을 수 있음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이 책이 세상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어주듯 나는 두 형제에게 희망이 되어주고 싶다. 두 형제의 삶에 희망의 등불이 되어주고 싶다. 두 형제가 항상 웃어도 괜찮은 날이 올 수 있도록 그들의 삶에 희망의 싹이 되어주고 싶다.
윤성수 (서울대학교병원 혈액암센터 혈액종양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