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체스코 제미니아니는 1687년 이탈리아의 루카에서 태어나 1762까지 활동한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작곡가이다. 그는 코렐리 문하에서 가장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로 알려졌는데, 코렐리에게 바이올린을, A. 스카를라티에게 작곡을 배운 뒤 루카와 나폴리의 오케스트라에서 활약하다가 1714년 런던에 건너가 바이올린의 명인 및 교사로서도 명성을 얻었다. 1749년부터 1755년 파리에 체재한 후 런던에 정착하였다. 그는 바이올린 연주자로서 탁월한 기량을 보였고, 스승 코렐리로부터 전수 받은 바이올린 주법을 영국에 전하는 동시에 여러 바이올린 기법 등을 개척하였다. 그의 바이올린 연주법에 관한 교본은 역사적으로도 중요하며, 이 교본은 각국어로 번역되어 근대 바이올린 주법의 기초가 되었다. 작곡가로서의 제미니아니는 바이올린소나타와 합주협주곡 분야에서 스승 코렐리의 우아한 스타일과 교묘한 연주효과를 결합하여 후기 바로크 양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의 바이올린 소나타 B플랫장조는 독주 바이올린을 위한 작품으로,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교육자로서 지니고 있는 바이올린의 활용법을 총동원한 곡이다. 하이포지션 주법과 더블스토핑 등 당시로서는 선구적인 바이올린 기법이 망라되어 있으며, 음악적으로도 균형 잡힌 작품이다.
슈베르트가 작곡한 가곡 '마왕'을 19세기 명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에른스트가 1854년 무반주 바이올린 작품으로 편곡한 것이다. 원곡은 1815년 작곡된 슈베르트의 가곡으로, 폭풍우가 몰아치던 밤 병든 아들을 데리고 말을 타는 아버지와, 병든 아들을 유혹하는 마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괴태의 시를 바탕으로 하고있다. 나레이터, 아버지, 아들, 마왕 네 사람의 목소리와 폭풍우와 말달리는 소리를 직접적으로 묘사한 반주의 극적인 표현을 담고 있는 원곡을, 에른스트는 바이올린 한 대만으로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다. 그런 만큼 에른스트의 편곡은 바이올린 역사상 가장 화려한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모든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들에 도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슈베르트는 가끔 이전에 만든 작품 중에서 마음에 드는 주제를 선택하여 이것을 다른 작품에 사용하는 예가 많았다. 가장 유명한 경우는 가곡 '숭어'를 사용한 피아노 5중주곡이며, 가곡 '방랑자'에 의한 피아노 환상곡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작품도 그의 가곡의 주제를 바탕으로 새롭게 변주곡을 구성한 것으로, 20곡으로 구성된 연가곡 '아름다운 물레방앗간의 아가씨' 중 제18곡 '시든 꽃'을 주제로 7개의 변주를 전개하고 있다. 원곡은 1823년 작곡되었으며, 이 변주곡은 이듬해 1월에 완성되었다. 원곡은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작품으로, 당시 빈 음악원의 명예교수이던 명 플루트 연주자인 페르디난트 보그너를 위해서 작곡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음반에 수록된 연주는 플루트 부분을 기돈 크레머가 바이올린으로 편곡한 것으로, 새로운 레퍼토리를 탐구하는 그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다음 곡 해설은 바이올린 편곡을 기준으로 새롭게 작성한 것이다.
서주. 안단테 e단조. 4/4박자
e단조의 으뜸화음이 피아니시모로 슈베르트가 즐겨 사용한 리듬꼴 위에 피아노로 시작하면 곧 이어 바이올린이 조용하게 연주되기 시작하고, 곧 이어 A장조의 악구로 발전한다. 자연스러운 흐름을 보이면서도 곡의 시작부분부터 대담한 조바꿈을 이루는 슈베르트의 특징이 엿보인다. 피아노가 16분음표로 화음을 만들기 시작하면 바이올린은 장식적인 악구를 삽입하면서 첫부분에서 제시한 두 개의 소주제를 사용하면서 자유롭게 발전한다. 그리고 나타나는 바이올린의 악구를 피아노가 교묘하게 모방하면서 점차 얽혀나가는 부분이 많아지고 음악은 충실해지면서 서주부를 구축한다.
주제. 안단티노 e단조. 2/4박자.
'시든 꽃' 주제가 8마디에 걸쳐서 피아노로 연주되면서 시작한다. 뒤를 이어가는 바이올린도 주제를 반복하며 진행된다. 바이올린 주제부에서는 이미 즉흥적인 장식음형이 나타나는데, 주제의 윤곽은 그대로이다. 주제 후반부에서는 E장조와 그 병행조인 c샾단조의 울림이 잠시 들려온다.
제1변주. e단조. 2/4박자.
e단조 화음이 16분음표로 피아노에 의해 가볍게 나타나는 가운데, 32분음표의 빠른 주제가 바이올린으로 변주된다. 후반부에서는 더욱 날카롭게 셋잇단음표도 참여한 전개가 이루어지고, 피아노를 주로 한 바이올린의 반행악구로 응답하고 있다.
제2변주. e단조. 2/4박자
변주의 중심이 피아노에 놓여있다. 첫부분부터 포르테로 도입되는 왼손의 옥타브 음형이 곡을 지배하고 있다. 선행한 피아노의 변주주제를 바이오린이 쫓는 듯이 전개해간다. 후반부에서는 바이올린에 트릴 음형에 의한 꾸밈이 많아지면서 조금식 화려함을 더한다.
제3변주. E장조. 2/4박자
여섯잇단음표의 음형에 의한 E장조의 펼침화음형으로 피아노가 반주에 집중하면, 바이올린는 여유 있게 선율을 노래한다. 후반부에서는 피아노가 선행하여 여섯잇단음표의 펼침화음을 왼손으로 연주하고 오른 손이 변주 주제를 연주하는데, 바이올린은 이것을 뒤쫓듯이 발전시킨다.
제4변주. e단조. 2/4박자.
성격적으로 제3변주와 비슷하다. 장조에서 단조로 돌아와서 피아노의 좌우 파트가 바뀌어진 형태로 정리할 수 있다. 여섯잇단음표의 펼침화음 음형은 오른손에 배치되고 음역을 넓히며, 왼손은 변주주제를 맡고 있다. 바이올린과 왼손 파트가 일종의 폴리포닉적인 복잡함을 보여준다.
제5변주. e단조. 2/4박자
앞의 두 변주에 이어서 여기에서도 여섯잇단음표가 중심적인 전개 소재로 작용한다. 앞의 곡까지 피아노로 연주되던 여섯잇음표가 바이올린으로 옮겨지고, 피아노는 본래 주제의 핵심적 동기를 두터운 화음으로 반복하면서 화성적이고 성격적인 변주를 전개한다.
제6변주. E장조. 3/8박자
두 마디의 도입부에 있어서 피아노는 수놓는 듯한 음에 B샾의 음을 교묘하게 사용하면서 c샾단조처럼 시작한다. 하지만 플루트의 연주는 E장조를 유지한다. 이 변주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중주적인 풍부한 화성을 유지하면서 나란히 발전한다. 전반부에서는 교차하는 일이 없던 주제가 후반부에서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교대로 주제를 연주하게 되고, 이것은 또한 다채로운 조바꿈에 의해서 울림에도 화려함을 더하고 있다.
제7변주. 알레그로 E장조. 4/4박자.
독주자에게 상당한 기교를 요구하는 화려한 부분이다. 원칙대로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울림을 같이하여 주제를 4마디 연주한다. 다음의 4마디에서는 피아노가 꾸밈음표를 이끄는 셋잇단음표를 변주한다. 시작부와 닮은 4마디가 나온 후에, 바이올린이 셋잇단음표에 의한 변주를 시작하면서 점차 변주의 주도권을 장악하면서 발전해간다. 중간부에서는 셋잇단음표의 음형에 의한 얽힘이 나타나는데, 후반부에 들어가면 바이올린은 16분음표 중심의 즉흥적인 변주로 옯겨간다. 피아노로 옮겨가는 16분음표는 명화한 반주음형으로 바뀌고, 그 위에서 바이올린이 주제의 단편을 회상하듯이 분명하게 이끌어간다. 종결부는 주제의 일부분과 상행음계형 악구가 피아노와 바이올린에 교대로 나타나 클라이막스를 구축하면서 힘차게 곡을 끝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