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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즈 벨

: 새뮤얼 존슨 vs 허당 악마들 ROUN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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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43쪽 | 470g | 214*150*30mm
ISBN13 9788993824834
ISBN10 8993824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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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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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이상구
홍익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인터넷서점 「예스24」에서 국내도서팀 팀장 및 웹진 「북키앙」팀장을 맡았고, 출판 전문 잡지 「스쿱」 편집장 및 출판사 기획 편집자 시절을 거쳐 현재는 출판 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너를 잊지 못할 거야》, 《남자의 기술》, 《인디아나 존스의 탐험수첩: 고대의 신비와 유물을 수호하라》,《헬즈 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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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이상한 일이기는 해도, 사람들은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면 아주 기이한 현상마저도 재빨리 잊어버리곤 한다. 심지어는 15개월 전에 지옥문이 열리면서 가장 기분 나쁜 부류의 악마들이 통째로 튀어나와 비들컴이라는 작은 마을에 진을 쳤던 믿지 못할 사건마저도 말이다. 적어도 그 정도 경험을 맛본 사람들이라면, 매일 아침 자리에서 일어나 미처 하품을 하고 머리를 긁기도 전에 공포에 휩싸여 두 눈을 부릅뜨고 이렇게 외쳐야 정상이 아닐까? “지옥문이 열렸었어! 악마들이 왔었잖아! 바로 여기 있었다고! 언젠가 또 돌아올 거야!”
--- p.33

“날씨 참 겁나게 춥네.” 난쟁이들의 리더인 졸리가 엉덩이를 창 안으로 집어넣으면서 말했다. 나머지 녀석들 도지, 앵그리, 멈블스는 좌석에 앉아 스피깃스 올드 피큐리어 병을 따고 있었다. 차량 안의 공기가 원래도 그다지 상쾌한 편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꼭 양말 구린내와 썩은 생선 대가리를 생산하는 공장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기이하게도, 스피깃스 올드 피큐리어는 대단히 강하고 불쾌한 냄새가 나는 맥주인데도 난쟁이들은 그저 왁자지껄하게 기분이 좋아지는 정도밖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말하자면 술이 거나해진 졸리(Jolly)는 원래도 쾌활하지만 더 쾌활해지고, 앵그리(Angry)는 더 화를 낼 뿐이고, 도지(Dozy)는 마냥 졸기만 하고, 멈블스(Mumbles)는…… 음, 얘는 그냥 더더욱 멍청해질 뿐이었다.
--- p.59

도로 옆에 멈춰 선 밴 차량에는 좀 더 많은 푸른빛이 감돌고 있었다. 그 왼쪽 옆으로는 기름이 새서 만들어진 기름 웅덩이가 있었는데, 기름 위로 새뮤얼과 보즈웰의 얼굴이 반사되어 비쳤다. 그리고 애버너시 부인의 얼굴도. “안 돼!” 애버너시 부인이 두 손을 뻗어 자신을 잡으려는 순간 새뮤얼이 소리쳤다. 부인의 손끝에서 뿜어져 나온 푸른색 광선이 기름 웅덩이 속에서 튀어나와 새뮤얼과 보즈웰을 덮쳤다. 순식간에 사방이 얼음장 같은 냉기에 휩싸이며, 새뮤얼은 자신의 몸이 원자가 서로 분리되면서 끝도 없는 어둠의 심연으로 추락하고 또 추락하는 느낌이 들었다.
--- p.104

오래된 냄새였다. 거의 잊고 지내던 냄새였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자극적이면서도 톡 쏘는 냄새였다. 익숙한 냄새였다. 왓처는 기억을 뒤지고 뒤져, 애버너시 부인 앞에 몸을 숙이고 앉아 있는 두 명의 존재를 기억해냈다. 애버너시 부인은 압도적인 권위로 그들에게 영원히 황무지로 떠날 것을 명하고 있었다. 왓처는 거의 놀라지 않았다. 놀라지도 못할 정도로 황당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지옥문의 붕괴에 대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알게 된 그는 충격에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였다. 너드. 다섯 신의 재앙, 너드였다. 너드, 악마라는 단어를 갖다 붙이기도 힘든 놈, 행여 사악함과는 어울릴 생각도 못하는 녀석. 너드가 그 모든 배반의 중심이었다.
--- p.176

“제가 있는 곳을 말했으면 그가 아저씨를 살려둘 수도 있었잖아요.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그러지 마라.” 대장장이가 말했다. “난 괜찮단다.” 그 말을 하는 순간 대장장이의 표정이 변했다. 다소 어리둥절해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의 얼굴은 마치 천천히 떠오르는 태양에 반사라도 된 것처럼 호박빛으로 부드럽게 물들어갔다. “하나도 아프지 않단다.” 대장장이가 말했다. “고통은 이미 다 사라졌거든.” 대장장이가 새뮤얼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난 너를 배신하지 않았단다. 이제야 내 과오를 씻게 된 것 같구나. 이제 평화가 느껴진단다.”
--- p.216

종소리가 산의 중심부 깊은 곳에서 천천히 울려 퍼지기 시작했고, 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끊임없이 깊고도 거대한 울림을 일으키는 소리인지라, 그 소리를 듣는 누구라도 고통 속에서 귀를 막을 수밖에 없었다.(……) 전장에서는 악마들이 손에 쥔 무기를 놓쳐버렸고, 놀란 말 위에서 우수수 떨어졌으며, 계속되는 공명에 귀에서는 피가 흘러나왔고, 잇몸에 붙은 이빨들이 헐거워지면서 빠지기 시작했다. 종소리는 계속해서 울려 퍼지며 절망의 산을 흔들어 깨웠다. 마치 지옥의 모든 것이 그 소리 하나로 축소되는 것 같았다. 끔찍하게 이어지는 종소리, 지옥의 가장 위급한 시기에만 울려 퍼진다는 그 종소리가 들린 것은 정말로, 정말로 오랜만의 일이었다.
---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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