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딩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면서 온 가족의 걱정도 함께 커져 갔다. 아기의 모습에서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 느껴진 것이다. 아기의 새까만 눈동자를 보면 마치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듯하기도 하고, 아득하게 먼 경치를 보고 있는 것처럼 멍해 보였다. --- p.22
딩딩이 태어나던 날과 마찬가지로 어느 조용한 새벽, 당당이 태어났다. 당당의 울음소리는 할머니와 아빠 엄마에게 큰 기쁨을 주었지만 동시에 어렴풋한 걱정도 느끼게 만들었다. 그 걱정은 갑자기 찾아왔다가 서서히 옅어져 갔고, 그러다가 잠시 뒤 또 갑자기 다가왔다. --- p.68
동네 아이들이 웃어도 딩딩과 당당은 화내지 않고 헤벌쭉 따라 웃었다. 바보 같이 헤벌쭉 웃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따라 웃었다. 두 바보의 웃음이 아이들을 웃게 만들었고, 그 웃음이 또 다른 웃음을 불러와 점점 더 많은 아이들이 따라 웃으면서 어른들도 따라 웃게 되었다. --- p.101
딩딩과 당당은 아빠의 무덤 앞에 앉아 죽어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했다. 아이들이 울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마을 사람들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모두 이 형제를 바보라고 하지만 어디가 바보인가!” --- p.112
두 아이가 걷거나 뛰면 딩딩 당당 소리가 났다. 두 아이는 그 소리를 굉장히 좋아했다. “지금부터 할머니가 너를 딩딩이라고 부르마! 그리고 너는 당당이야!” “딩딩!” “당당!” 두 아이는 끊임없이 서로를 불렀다. 두 아이가 걸을 때면 늘 방울 소리가 울렸다. 논밭 위에서, 강가에서, 과수원에서, 황량한 묘지에서도 울렸다. --- p.118
방울 소리는 딩딩과 당당이 영원히 함께 있고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줬다. 딩딩과 당당은 다시 자신들만의 세계로 돌아갔다. 그 세계에는 하늘과 땅과 그들의 방울 소리만 있었다. 딩딩 당당, 딩딩 당당 그 소리에 딩딩과 당당은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중국 작은 시골 마을에 살고 있는 딩딩과 당당은 발달장애아 형제이다. 두 아이는 이웃들의 걱정스러운 시선과 우려 속에서도 서로를 살뜰히 챙기고 의지하며 살아가지만 한 순간의 실수로 인해 마을에 큰불을 내게 된다. 이로 인한 자책감에 시달리던 엄마는 결국 가족들 몰래 먼 곳으로 떠나버리고 엄마를 찾아 사방팔방 헤매던 아빠 역시 고된 일과 피로에 지쳐 세상을 등지고 만다. 홀로 남은 할머니는 어두워진 눈 탓에 아이들을 놓칠까 걱정이 되어 장터에서 방울 두 개를 사오고, 그 방울을 딩딩과 당당의 손목에 걸어주며 방울에서 나는 소리를 본 따 손자들에게 각각 딩딩과 당당이라는 이름을 지어 준다. 어느 날 할머니와 두 손자는 장터 구경에 나서고, 장터의 소란스러움에 휘말린 세 사람은 서로의 손을 놓치고 만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만난 할머니와 딩딩. 그러나 당당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당당은 어디로 갔을까? 딩딩과 당당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