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men Sanchez 마드리드 콤플루텐세대학을 졸업하고 파리 소르본대학에서 문학과 역사를 전공, 런던 옥스퍼드대학에서 영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스페인의 유력 잡지 [올라!(¡Hola!)]의 부편집장이자 [올라! 멕시코]의 편집장이다. 스페인의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그녀는 어린이 소설 세 편과 장편 소설 『비 오는 날엔 선글라스(Gafas de Sol para Dias de Lluvia)』『레몬수(Agua del limonero)』『체커(Juego de Damas)』 등을 썼다. 현재 마드리드에서 남편, 다섯 명의 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
저자 : 마멘 산체스(Mamen Sanchez) 마드리드 콤플루텐세대학을 졸업하고 파리 소르본대학에서 문학과 역사를 전공, 런던 옥스퍼드대학에서 영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스페인의 유력 잡지 [올라!(¡Hola!)]의 부편집장이자 [올라! 멕시코]의 편집장이다. 스페인의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그녀는 어린이 소설 세 편과 장편 소설 『비 오는 날엔 선글라스(Gafas de Sol para Dias de Lluvia)』『레몬수(Agua del limonero)』『체커(Juego de Damas)』 등을 썼다. 현재 마드리드에서 남편, 다섯 명의 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
역자 : 김고명 음식 고명처럼 글의 맛을 살리고 싶은 번역가이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영문학과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글밥 아카데미’와 성균관대학교 번역대학원에서 본격적으로 번역을 공부했다. 현재 출판번역가 모임 ‘바른번역’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도둑비서들』 『달콤한 나의 블루 캐슬』 『잘하고 싶다, 사랑』 『가족이니까 그렇게 말해도 되는 줄 알았다』 『사람은 무엇으로 성장하는가』 『그래도 살 만한 인생』 등이 있다.
아버지가 기약도 없이 스페인으로 가라고 했을 때 애티커스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사로잡혔고 그런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물론 스페인처럼 현대적인 유럽 선진국에 그런 두려움을 느낀다는 사실이 어처구니가 없긴 했지만 그래도 진심으로 두려웠다. 흡사 어둠의 심연이 그를 기다리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속이 뒤틀렸고, 그 심연이 새카만 심장처럼 규칙적으로 고동하며 마른 잎들을 지치고 그에게 달려드는 소리가, 그 둔탁하고도 불길한 소리가 귀에 생생히 들리는 것만 같았다. --- p.89~90
그녀는 마녀가 틀림없었다. 어디 그녀뿐인가. 거기 모인 다섯 여인 모두 한통속으로 구리 가마솥에 사랑의 묘약을 끓이는 마녀 패거리가 분명했다. (중략) 고양이를 닮은 그녀의 눈은 바다처럼 푸르고 보름달처럼 둥글었다. 그녀는 마법에 걸린 순진한 제물 앞에서 손목을 빙글빙글 돌리며 손가락을 부챗살처럼 접었다 폈다 했다. 그녀의 머리칼은 칠흑처럼 새카맸다. 그 머리칼이 허리까지 내려오면서 도중에 무어라 정의할 수 없는 어느 지점에서 물결처럼 한 번 굽이쳤다. 그녀는 오렌지꽃 향기를 풍기며 산들바람에 실린 실오라기처럼 하늘하늘 움직였다. --- p.114~115
주방, 침실, 욕실, 거실을 돌며 서랍이란 서랍은 다 뒤지고 문이란 문은 다 열어봤지만 수사에 도움이 될 만한 증거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중략) 크라프츠먼이 향수는 챙기고 업무 관련 문서는 두고 갔으니 개인적인 용무로 여행을 떠났다고 봐야 했다. 그래서 만체고는 애초에 이 영국인이 남은 업무를 마저 처리하기 위해 조만간 마드리드로 돌아올 계획이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여섯 달이 지나도록 나타나질 않았다니. 그렇다면 애티커스 크라프츠먼이 납치됐다는 말로의 추측이 옳을 수도 있었고, 반대로 이 사건이 마약 밀거래와 연관된 정황은 티끌만큼도 없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해야만 했다. --- p.131
그가 그라나다에 온 지도 어느덧 두 달이 지나 7월도 끝자락만 남고 8월이 뜨겁게 몰려오고 있었다. 나날이 미모를 더해 가는 솔레아는 매일 오후면 그와 산책을 나가는 사이면서도 여전히 그를 ‘미스타 크라스만’이라고 높여 불렀고, 매일 밤 애티커스는 달이 뜨기 전에 그녀를 집어삼키고 싶은 짐승의 본능과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었다. (중략) 8월 첫째 주가 되자 애티커스에게 전화가 왔다. 아들의 근황이 궁금한 아버지의 전화였다. 애티커스는 거짓말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잡지사의 상황을 검토 중이고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겠다고 둘러댔다. --- p.248~251
“솔레아야, 걔는 자기가 널 사랑하는 걸 잘 알지만 영국인이라서 여기 풍습이 다르단 건 몰라. 여기서는 여자 쪽 부모님이 결혼을 허락하지 않더라도 그냥 밤에 그 집에 쳐들어가서는 여자를 데리고 나와 아기부터 만들어도 된다는 걸 몰라. 네 외할애비가 날 데리고 그렇게 했잖니. 여자네 집에서 소나 치는 가난뱅이한테 딸을 줄 수 없다고 우기면 옷을 찢고 가슴을 쾅쾅 치면서 줄 때까지 죽어라 싸우는 거야. 그러고는 얼른 여자를 자기 마을로 데려가서 뜨겁고 격렬하게, 그러면서도 부드럽게 사랑을 나누는 거지. 여기서는 그러는 거야. 그런데 티코는 여기 사람이 아니잖아. 걘 옷을 찢기는커녕 더럽히는 것도 싫다는 식으로 행동하지만, 솔레아야, 사실 걘 어떻게든 널 갖고 싶어서 미칠 지경이란다. 네가 아래층으로 내려와서 걔를 지나칠 때마다 걔 눈빛에 다 보여. 널 보면 걔 몸에 반짝 불이 들어오고 네가 사라지면 다시 불이 꺼지는 것 같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