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다스 왕은 침대 곁에 놓인 의자나 여러 가지 물건을 손으로 만져 보았어. 그러나 모두 조금도 변함없이 본래 모양 그대로였어.
미다스 왕은 몹시 실망했어. 저 번쩍번쩍 빛나는 낯선 사람이 다녀간 것이 정녕 꿈이었던가. 꿈이 아니라면, 그 사람이 자기를 놀리려고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닐까 하고 몹시 걱정이 되었지. 이제부터는 무엇이든지 손으로 만지기만 하면 금이 된다고 그렇게도 좋아했는데……. 역시 열심히 조금씩 조금씩 금을 모으면서 만족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하는 생각을 하니 자신이 한없이 비참하게 느껴졌어.
그러나 이때는 아직 어둑어둑한 새벽이었어. 해님은 동쪽 하늘 아래 미다스 왕에게는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희미한 한줄기 빛을 던지고 있었어.
미다스 왕은 크게 실망해서 도로 자리에 드러누웠어. 간절한 소망이 좌절되었다고 생각하니, 정말 서운하고 슬퍼졌지. 그러는 동안에 해가 떠올라 창으로 비쳐 들어 천장을 금빛으로 물들였어. 그런데 그 금빛이 침대의 하얀 홑이불에 비치는 모양이 어쩐지 이상했어. 자세히 보니 하얀 리넨 천이 번쩍번쩍 빛나는 순금으로 변해 있었어. 정말로 아침 햇빛과 더불어 만지기만 하면 금이 되는 힘이 생긴 거야.
--- p.65

판도라가 상자의 뚜껑을 들어 올리자, 방 안이 매우 어둡고 음침해졌어. 먹구름이 해를 완전히 가려 버렸기 때문이었지. 조금 전부터 나지막하고 신음하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그 소리가 갑자기 천둥소리처럼 요란하게 울려왔어.
그러나 판도라는 그런 일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뚜껑을 똑바로 위로 들어 올린 다음, 상자 안을 들여다봤어. 그러자 별안간 날개가 달린 것들이 떼 지어 상자 밖으로 날아오르더니 판도라 옆을 스치고 지나갔어. 때마침 에피메테우스가 크게 다치기라도 한 듯 비명을 질렀어.
“앗, 나 쏘였어! 뭔가에 쏘였단 말이야. 판도라, 너 미워. 왜 그 상자를 열고 그래!”
--- p.103~104

한편, 벨레로폰은 사내아이의 손을 잡은 채 수풀 속에서 페가수스를 지켜보고 있었어. 이런 아름다운 말에게 재갈을 물려서 타고 돌아다니는 것은 미안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지. 마침내 풀밭에 누워 있던 페가수스가 벌떡 일어나 앉더니 보통 말과 마찬가지로 일어서려고 앞다리를 쭉 뻗었어. 페가수스가 그렇게 할 것이라고 잔뜩 벼르면서 기다리고 있던 벨레로폰은 덤불에서 재빨리 튀어나와 페가수스의 등에 훌쩍 올라탔어. 벨레로폰은 마침내 날개가 돋친 페가수스의 등에 올라앉은 거야.
처음으로 사람의 체중을 느낀 페가수스는 어찌나 놀랐던지 높이높이 날아올랐어. 페가수스는 매우 맹렬한 기세로 날아올랐단다. 숨 돌릴 사이도 없이, 벨레로폰을 태운 채 한 200미터쯤 올라간 다음, 더 높이 올라가려고 했지.
페가수스는 놀라기도 하고 화도 나서 콧소리를 울리면서 몸을 씰룩씰룩 흔들어 댔어. 그러면서 자꾸자꾸 높이 올라가더니 드디어 차가운 안개 같은 구름 속으로 들어갔지. 한참 뒤 페가수스는 구름 한가운데에서 나오더니, 벨레로폰을 태운 채 바위에 부딪치기라도 할 기세로 번개처럼 곤두박질쳤어. 그러는가 하면 그다음에는 새도, 말도 할 수 없는 몸짓으로 아주 난폭하게 후다닥후다닥 뜀박질하는 시늉을 했단다.

《큰 바위 얼굴》로 유명한 미국 작가 너새니얼 호손이 재창조한 그리스 로마 신화!<br/>쉽고 재미있게 만나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대표작 여섯 편 <br/><br/>《원더 북》은 《큰 바위 얼굴》로 유명한 미국 작가 너새니얼 호손이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쓴 작품이다. 유스터스 브라이트라는 대학생이 휴가 때 고향에 돌아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설정으로 여섯 편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액자식 구성 안에 담았다. <br/>고르곤의 머리는 얼굴을 보는 순간 돌로 변하게 만드는 메두사의 머리를 베러 가는 영웅 페르세우스의 모험담을 담고 있다. 하늘을 나는 비행 신발, 몸을 투명하게 만드는 투구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신기한 물건들을 잔뜩 만나볼 수 있다. <br/><br/>무엇이든 금이 되는 이야기는 금을 좋아하던 왕이 손에 닿는 것을 모두 금으로 만드는 능력을 가지게 되어 겪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미다스의 손’이라는 표현의 유래를 정확히 알려 준다. <br/><br/>어린이들의 낙원은 세상에 불행이 없던 시절에 그릇된 호기심으로 상자를 열어 오늘날과 같이 재앙을 불러 온 판도라와 에피메테우스의 이야기를 전하며 황금 사과 세 개는 헤라클레스가 황금 사과를 따러 갔다가 거인 아틀라스 대신에 하늘을 어깨에 짊어지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는 아틀라스의 어리석음을 보며 현명하고 지혜롭게 살아가야 함을 배울 수 있다. <br/><br/>이상한 단지는 가난한 형편에도 아낌없이 불쌍한 나그네를 돌봐 준 필레몬과 바우키스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착하게 살면 복을 받고 악하게 살면 징벌을 받는다는 권선징악의 교훈을 전한다. <br/><br/>키마이라는 벨레로폰이라는 용감한 젊은이가 하늘을 나는 말 페가수스를 길들여 괴물 키마이라를 물리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말과 인간의 교감이 아름답게 그려진다.<br/><br/>그리스 로마 신화는 아주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온 신화지만 놀라운 상상력과 풍부한 인간상을 보여 주며 오늘날까지도 크나큰 영향력을 미친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인류의 보편적인 욕망과 꿈을 보여 주며, 인간은 신을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꿈을 열망하며 이루어 간다. 또한 그리스 로마 신화는 서양의 사상과 의식 체계를 뿌리 삼아 만들어졌기 때문에 서양의 문명, 폭 넓은 의미에서는 현대의 문명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알아야 할 서사다. <br/><br/>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리스 로마 신화는 지나치게 많은 인물이 등장하고 이야기가 복잡하여 한 번에 파악하기 어렵다. 계몽사 주니어 클래식의 《원더 북》으로 편안하고 재미있게 그리스 로마 신화를 듣자. 미국 유명 소설가인 호손의 안내라면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적인 그리스 로마 신화를 재미있고 편안하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br/><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