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그만두고 아이를 위해 딱 두 가지, 결심을 했다. 첫째, 열심히 밥해 주기. 아이는 학교에 갈 때, 요즘 같은 방학 때 정비 센터에 알바를 갈 때 아침 일찍 일어난다. 나는 아이를 위해 정성스럽게 상을 차린다. 좀 오버해서 갓 지은 냄비 밥을 상에 올려 준다. 그리고 예쁜 그릇과 수저받침까지 잘 갖춰 차려낸다. 엄마가 이렇게 대접해서 밥상을 차려주면 어디 가서도 대접을 받지 않을까 하는 내 절실한 바람을 담아서 말이다.
둘째, 돈의 이치에 대해 알려 주기. 명예와 권력을 얻으려면 시험에 통과하거나 남들이 인정하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 길은 이미 우리 아이가 가기엔 힘들어 보인다. 가슴 아프게도. 그러나 ‘부자’가 되는 길은 열려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흙수저’니 ‘금수저’니 하는 것도 결국은 ‘돈’을 기준으로 한 단어 아닌가. 흙수저가 금수저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돈’을 잘 알아야 한다. 아이에게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하고 돈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를 기회 닿을 때마다 이야기했다. 내 마음속에는 단 하나, 이 아이가 경제적으로 자립해서 자존감을 갖고 살았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그래서 이 책을 썼다. 사랑하는 내 아들 꿀단지가 ‘흙수저’에서 ‘금 은 동’ 다 좋으니 확실한 수저는 갖고 살았으면 해서, 손가락 빨고 살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 ---「프롤로그」중에서
이 책은 그런 절박함으로 썼다. ‘돈’에게 대해서 내가 경험하고 배운 것을 확실하게 알려주면 그래도 이 험한 세상에서 돈의 실체를 바로 보고, 제 몫을 하며 살아남을 수 있잖을까 싶었다. 그래서 최소한 삶의 기본인 ‘돈’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다. 쓰다 보니 흙수저를 금수저로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의욕이 샘물처럼 솟아났다.
그래서 엄마로서 희망과 응원의 마음을 다잡으며 썼다. 엄마와 더불어 파란만장, 다사다난, 그리고 때로는 평지풍파를 겪었던 나의 아들 꿀단지가 곧 20세의 청년이 된다. 불안하던 눈동자는 하루하루 안정되고 그 눈빛은 깊어졌다. 내게 이보다 더 기쁜 일은 없다.
앞으로 아들이 자신에 대한 믿음과 격려, 위로를 늘 자체 생산했으면 좋겠다. 한겨울 추위를 이기고 새 봄빛을 놓치지 않고 보도 블록 틈을 강인한 힘으로 비집고 나와 꽃을 피우는 민들레처럼, 제 몫의 꽃을 피워 온 세상 향해 씨앗도 호쾌하게 날렸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 꿀단지와 지금 대한민국의 모든 청춘들에게, 그런 치열함이 있음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