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출가한 후, 2003년 티베트불교를 배우기 위해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북인도 다람살라로 유학길을 떠났다. 이후 그곳의 승가대학(IBD)에 입학해 교학에 정진했고, 2006년에는 달라이라마로부터 비구 수계를 받았다. 스님은 승가대학에서 파르친(반야부) 과정을 정식으로 마친 뒤 2015년 말 귀국했다. 『모진 세상 바람처럼』, 『불교논리학의 향연』, 『불경의 요의와 불요의를 분별한 선설장론』, 『명상의 순서』, 『보살의 길』, 『불교 안팎의 교리』, 『달라이라마의 사랑노래』 등 다수의 저서와 번역서를 출간했다.
티베트불교 강원에서는 불교 학습을 시작하면 제일 먼저 논리학의 기초를 1~3년 배우고, 그 다음에 이 『현증장엄론』을 6년간 배운다. 『현증장엄론』을 통해 대승의 거의 모든 교리를 학습한 후, 이어지는 중관 3년을 통해 공성의 견해를 심화하면 대승불교의 견해가 대략 완성됐다고 볼 수 있다. --- p.4
모든 번뇌의 뿌리는 인아집이고, 그러므로 모든 번뇌의 근본대치법은 인무아를 깨달은 지혜 말고는 없다. 그리고 인아집을 제거하면 뿌리 뽑힌 나무의 모든 가지와 잎사귀들이 함께 죽어버리듯 모든 번뇌들 역시 영원히 죽어버리게 된다. 그러므로 해탈을 추구하는 자는 모든 번뇌의 뿌리이자 윤회의 뿌리인 이 인아집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왜냐하면 내가 무엇을 어떻게 착각하고 있는지를 알지 못하면 그 착각을 시정할 방법 또한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 p.90
뺀첸쐬남닥빠에 의하면 관(觀)의 정의는 ‘지(止)의 상태에서 자신의 대상을 고찰한 결과로 얻어진 경안을 갖춘 상태로 자신의 대상을 각각으로 고찰하는 지혜’이다. 또한 관은 반드시 지를 성취한 이후에 이루어지고, 관을 성취함과 동시에 지관쌍수 역시 성취된 것이라고 뺀첸은 주장한다. 보다시피 티베트 불교에서 말하는 지(止)는 마음이 대상에서 한순간도 이탈하지 않고 아무런 애씀 없이 자연스럽게 일념집중되며, 거기에 경안까지 갖추어진 대단한 경지를 가리키고, 관 역시 이러한 대단한 경지를 이룬 기반 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한국의 불자들이 일반적으로 지관에 대해서 말할 때 가리키는 의미와는 상당한차이가 있다. --- p.214
유루개고(有漏皆苦)를 한역에서는 일체개고라 하는데, 참고로 티베트어에서는 “삭째탐째둥앨와(zag bcas thams cad sdug bsngal ba)”라고 한다. “일체(모든) 유루가 고다.”라는 말이다. 이렇게 말하지 않고 만약 “모든 것이 다 고다.”라고 말한다면 열반도 고가 되므로 열반이 고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라는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과 모순된다. “일체개고에서 일체라고 한 것은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일체 유루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문제가 없다.”라고 한다면, 그렇다면 그냥 그 의미 그대로 유루개고라 하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