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이이이! 최훈이 클럽 옥타곤에 올라서자 귀에 거슬릴 정도로 시끄러운 휘파람소리가 강하게 울렸다. ‘도박이 허용된 파이터 클럽이라 그런지 동양인을 무시하는 행태가 더 심하게 느껴지는군.’ 최훈이 주위로 시선을 돌리자 원숭이 흉내를 내기 위해 귀를 잡아당기거나 찢어진 눈을 만드는 관중들이 곳곳에서 목격되었다. ‘빌어먹을 놈들. 네놈들 때문이라도 지지 않는다.’ 콰득! 최훈은 어금니를 질끈 깨물며 눈을 감았다. 어떤 선수든 관중들의 야유에 휩쓸리게 되면, 거기에 신경 쓰게 되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기에 주위 자극을 조금이라도 차단하려는 것이다. 그가 눈을 감자 이번엔‘우우우’하는 야유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에 최훈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아예 명상에 잠겼다. 대전 상대가 등장할 때까지 말이다. 와아아아! 버펄로! 버펄로! 버펄로! 가슴 어림에 버펄로 문신을 커다랗게 새긴 히스패닉 선수가 등장하자 글라디에이터 클럽이 떠나갈 듯 들썩였다. 그도 그럴 것이, 버펄로의 첫인상은 무척이나 사나워보이는 20대 후반의 히스패닉이었다. 라이트급은 되어 보이는 체격에 온몸의 난 크고 작은 상처만 봐도 얼마나 거친 경기를 치러 왔는지를 알 수있었다. 최훈은 그가 옥타곤에 올라올 때까지 가부좌를 틀고앉았다가 조용히 눈을 떠 그와 시선을 마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