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을 꿇은 콴콴을 내려다보며 준범은 빙긋 미소를 지었다. “그 자세 마음에 드네.” “어디서!” “아직 주둥이가 살았나?” 준범은 쓴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연속적으로 튕겼다. 퍼버버벅! 무형의 기운에 온몸을 두들겨 맞은 콴콴이 비명을 토했다. “커윽! 악!” 잠시 후 준범은 손을 멈췄다. 콴콴의 모습은 가관이었다. 두 눈이 퉁퉁 붓고 온몸에는 보랏빛 멍으로 가득했다. 그런 그를 향해 준범이 조용히 물었다. “좀 더 할까?” 절레절레. “내가 주둥이는 피한 거 같은데, 아예 뭉개 줄까?” “아, 아닙니다.” 콴콴이 그나마 멀쩡한 입술을 움직이자 그제야 준범이 미소 지었다. “이제 대화를 할 준비가 된 거 같네.” 그릉. 준범은 콴콴이 앉았던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다. 준범의 작은 몸짓에도 식겁한 콴콴이 다급하게 빌었다. “원하시는 건 전부, 전부 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제발.” “그럼 첫째, 부서진 카메라 배상.” “드리겠습니다.” 콴콴은 얼른 꼬리를 말았다. 그런데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하면서도 눈을 굴리며 이 상황을 뒤집을 수를 생각했다. 준범은 그의 잔머리를 알았지만 모르는 척 다음 말을 꺼냈다. “둘째, 정신적 피해 보상.” “그것도 드리겠습니다.” 콴콴의 승낙이 끝나자 준범은 바로 손을 내밀었다. 의미를 단번에 파악한 콴콴이 품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런데 그때 콴콴의 두 눈이 번뜩였다. 철컥! 품속에서 꺼낸 건 다름 아닌 권총이었다. 총구를 정확하게 준범에게 겨냥한 콴콴이 득의만면한 미소를 지었다. “죽어 줘야겠어.” 준범의 눈빛이 예리한 빛을 뿜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