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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 끝내주는 조상 탓 7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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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 끝내주는 조상 탓 7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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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1월 15일
이용안내 ?
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PC(Mac)
파일/용량 EPUB(DRM) | 0.60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8.3만자, 약 2.6만 단어, A4 약 52쪽?
ISBN13 9791131263488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부드럽게 열린 출입문 사이로 들어가자 예전에 마주했던 부동산 중개인이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다가왔다.
“어서 오……. 저, 혹시?”
“기억하십니까?”
“맞죠? 진짜 오랜만에 오셨습니다.”
부동산 중개인이 반색하자 준범은 조금 의아했다.
“2년도 훨씬 전에 한 번 뵀는데 어떻게 기억하시는지?”
“타워 펠리스가 아무나 들어가는 곳입니까? 그 주인 될 분들은 딱 풍기는 분위기부터가 달라요.”
“그런가요?”
“물론입니다. 그보다 전에 뭘 보여 달라고 하셨죠?”
“펜트하우스요.”
대답하는 준범의 목소리가 다부졌다.
동시에 부동산 중개인의 얼굴에 화색이 감돌았다.
“마침 나온 게 하나 있는데, 바로 가시죠.”
“그럴까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난 준범은 부동산 중개인의 안내를 받아 몸을 움직였다.
최신식 보안시설을 몇 번이나 통과한 준범과 부동산 중개인이 타워 펠리스의 펜트하우스에 들어섰다.
끼익.
“자자, 이쪽입니다.”
앞선 부동산 중개인이 빠르게 준범을 안내했다.
그 뒤를 따라 느긋하게 둘러본 준범의 눈에는 널찍한 펜트하우스의 광경이 펼쳐졌다.
준범의 시선을 따라 부동산 중개인의 설명이 이어졌다.
“보시는 대로 복층 구조입니다. 총 120평 정도 되고, 실 평수로 따져도 85평 이상 빠집니다.”
“차이가 많네요?”
“저기 보이시죠? 거실 위로 뻥 뚫려 있지 않습니까? 아주 시원하게 빠진 구조니까 실평수가 조금 작아도 문제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부동산 중개인이 슬쩍 좋게 포장했다.
그의 말대로 복층 평수를 줄인 대신 널찍한 창으로 채광이 잘 되어 온 집을 환하게 밝히는 구조였다.
가만히 둘러본 준범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쁘진 않네요.”
“무슨 말씀을. 여기가 정남향입니다, 정남향. 아침에 햇살이 그냥 포근하게 딱! 게다가 이 전망 한번 보십시오. 여기 서 있으면 서울 그냥 한순간에 팍!”
흥분했는지 격해진 부동산 중개인의 설명에도 준범은 덤덤한 눈길로 꼼꼼하게 살폈다.
“전망은 좋네요.”
“요즘 대세가 뭡니까? 힐링. 마음의 안정 아니겠습니까? 여기서 세상을 내려다보면서 느낄 수 있는 카타르시스! 그게 바로 힐링이죠.”
“힐링이라.”
그 말에 뭔가 느낌이 오는 게 준범의 머리를 살짝 복잡하게 했다.
속으로 생각은 그랬지만 겉으로는 착실하게 펜트하우스를 살폈다.
무려 20분에 걸쳐 꼼꼼하게 돌아보자, 부동산 중개인이 살짝 마른 입술을 또다시 움직였다.
“어떠십니까? 마음에 꼭 드시죠?”
“좋기는 한데.”
“왜요? 뭐, 가격적으로 조금 걱정되십니까? 그거야 뭐, 여러 방법이 있고, 제가 만족하실 때까지 도와드릴 수 있으니까.”
부동산 중개인의 말이 끝나지 않았지만 준범이 슬쩍 끼어들었다.
“그건 전혀 문제 되지 않습니다.”
“그럼 뭐가 마음에 걸리시는지요?”
“생각보다 갑갑하네요.”
“갑갑해요? 이 전경이요? 아니면 이 넓은 거실이요?”
부동산 중개인이 황당한 얼굴로 다그치듯 묻자 준범이 쓴 미소를 지었다.
“일단 잘 봤습니다. 보자마자 결정하기는 좀 그러네요.”
“그건 또 그렇기는 한데.”
“내려가시죠.”
준범이 먼저 돌아서자 부동산 중개인의 표정이 싹 굳어졌다.
그래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는지 다시 환한 얼굴로 준범을 안내했다.
부동산 중개소 앞에 선 준범이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연락드리죠.”
“빨리 결정하셔야 할 겁니다. 요즘 다시 이쪽이 뜨고 있어서요.”
“알겠습니다.”
준범은 두루뭉술하게 대답한 후 차에 올랐다.
부웅.
차를 몰고 타워 펠리스를 크게 둘러본 준범의 표정이 묘했다.
“힐링이라.”
마음의 안정.
그건 여기에 없었다.
돌아선 준범의 얼굴에 진한 미소가 감돌았다.

다음 날 오후.
대전 북서쪽에 위치한 공주 금남면의 한적한 마을 입구에 있는 부동산 중개소에 준범이 자리하고 있었다.
가운데 테이블에는 두 장의 계약 서류와 현금 뭉치가 떡하니 올라와 있었다.
반대편에 자리한 후덕한 얼굴의 부동산 중개인은 환한 얼굴로 준범에게 굽실거렸다.
“아이고, 원장님. 거래 감사합니다. 여기 열쇠 받으시고.”
“수고하세요.”
열쇠를 받아 든 준범은 기분 좋은 발걸음을 재촉했다.
잠시 후 준범은 산등성이에 위치한 집에 도착했다.
본채는 약 30평 정도에 마당은 200평 정도 되는 전원주택이었다.
바지런히 걸음을 옮긴 준범은 바로 집 앞에 만들어 놓은 테라스에 섰다.
탁 트인 전경과 저 멀리 보이는 고즈넉한 산등성이.
가까운 인가도 1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어 소음과도 거리가 멀었다.
“죽인다.”
절로 감탄사가 튀어나오는 순간이었다.
완벽하다 싶을 정도로 마음에 꼭 드는 집인데도 거래 가는 타워 펠리스에 비해 터무니없을 정도로 저렴했다.
좋은 집 싸게 구매했다.
그 이상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턱.
준범은 1층 테라스를 양손으로 짚고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짜릿한 감탄사를 터뜨렸다.
“크으!”
맑고 시원한 공기가 폐를 씻어 주는 이 느낌.
도시에서도, 심지어 삼림욕장에서도 만끽할 수 없는 청정 공기였다.
“이게 바로 힐링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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