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흑인 경찰이 태현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
척.
제인이 그의 앞을 막았지만 흑인 경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잠시 비켜 주시죠.”
“잡아가려는 건 아니죠?”
“지켜보시면 압니다.”
뜻 모를 이야기에 잠시 제인이 망설였다. 태현이 오히려 그녀의 뒤에서 빠져나와 앞으로 섰다.
“태현 씨.”
놀란 그녀의 말에 태현이 고개만 돌려 싱긋 미소를 지었다.
“남자는 자신이 한 일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상황이 어쩔 수 없었잖아요.”
“아무리 그래도 법은 법이죠.”
악법도 법이라 했다. 게다가 상황이 어찌 됐든 그 법을 어긴 건 태현임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었다.
제인의 눈빛이 살짝 흔들리는 사이 흑인 경찰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무슨 생각들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말을 끝까지 잇지 않고 태현에게 손을 내밀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위급상황이 입증되면 과속은 용납됩니다. 법 규정이지요.”
“네?”
“그렇게 놀라실 거 없습니다. 법이라고 그렇게 빡빡하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하셨어야죠.”
아까와 달리 부드러워진 흑인 경찰이 미소를 지었다. 환하게 짓는 미소로 인해 검은 그의 얼굴과 대비되는 하얀 이빨이 반짝거렸다.
태현은 흔쾌하게 손을 내밀었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일로 그렇게 달리시면 안 됩니다.”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악수를 마치자 흑인 경찰이 거수경례를 붙였다. 뒤를 이어 모든 경찰들이 거수경례로 답했다.
“생명을 걸고 어린아이를 구해 준 것에 경의를 표합니다.”